엔도 가타루의 데뷔작으로, 범인을 밝히는 추리소설의 구조는 아닙니다. 사건이 일어나고 그로 인한 인물들이 겪는 심리적 동요와 갈등, 그리고 서로를 향한 감정 변화를 세밀하게 묘사하는 이야기입니다.
아이돌 세계를 배경으로 아이돌 여성의 연대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작품소개
무능하고 악덕한 소속사 대표에게 착취당하며, 멤버 간의 내부 갈등도 심화된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 있던 오사카 출신 아이돌 그룹, 7인조로 시작해 현재는 3인조로 활동하는 지하 아이돌로 불리는 그룹의 이즈미는 소속사 대표를 살해하게 되고 맴버들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아이돌 계속하고 싶어."
"시체를 없애자."
혼란 속에서 세 멤버는 대표의 시신을 은폐하기로 결정하며, 이로 인해 그들의 삶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됩니다.
아이돌 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활동을 그만두기로 결심했던 루이는, 맴버들과 시체를 감추기로 결정합니다.
시신 유기, 범죄 방조, 증거 은닉 그들은 이제 평범한 삶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느낍니다.
델마는 자신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신입 이즈미에게 센터를 빼앗기고 두 사람 사이에는 깊은 골이 있던 상태였으며, 루이는 아이돌 생활에 염증을 느껴 그만둘 생각을 하던 상태였는데도 이즈미의 살인이라는 범죄를 같이 은폐합니다.
델마와 루이는 왜 이즈미의 살인을 같이 감추기로 결정했을까?
아이돌이라는 세계의 복잡한 유대감
경쟁과 협력이 공존하는 폐쇄적 세계에서 서로의 감정을 넘어 대중 앞에서는 완벽한 팀워크를 보여주어야 했던 그들은 알게 모르게 같은 팀원으로서의 책임감이나 묘한 유대를 가지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그룹을 지켜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살인의 정당방위와 감정이입
우발적 살인이며 정당방위로 보였던 상황, 그동안 그들 모두 당했던 부당한 대우와 착취와 이즈미가 당했던 폭력과 학대의 사정을 통해 도덕적 판단보다 정서적 공감이 앞선 것으로 보입니다.
소속사 대표의 악행이 그들에게 동질감으로 다가왔고 그것이 협력의 길을 선택하게 만들었을 수 있습니다.
아이돌 산업의 어두운 현실을 드러내는 장치로 사용
소설은 아이돌이라는 구조를 통해 연예계의 압박, 감정, 착취, 폭력 등 구조적 문제를 비판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그 구조의 피해자로서 개인적인 감정이 아니라 팀, 회사, 팬이라는 시스템을 지키기 위해 비극적 선택을 합니다.
작은 악을 피하자 큰 악을 만나다.
죄에 대한 도피의 한계
은폐한 범죄가 끝없는 수렁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죄를 덮으려 할수록 더 큰 죄악이나 위험을 마주하게 되는 현실적인 비극을 보여줍니다.
도덕적 딜레마와 심리적 압박
자수할지 말지를 결정하지 못한 상태의 주인공들이 겪는 극심한 도덕적 딜레마와 심리적 압박을 극대화합니다. 소설은 이들의 고뇌와 고통을 생생하게 느끼게하고 독자로 하여금 어떻게 선택할지를 묻습니다. 그들의 고통과 불안은 진행형으로 남아있습니다.
사회구조적 문제에 대한 비판
소속사 대표의 횡포를 벗어나자 더 악독한 인물을 만나게 되는 설정은 사회의 구조적 문제나 악의 순환을 비판하는 모습으로 보입니다. 억압적인 환경에서 벗어나도 결국은 또 다른 형태의 폭력이나 억압에 직면하게 되는 현실을 보여줌으로써 약자들이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는 부조리한 사회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독자에게 넘겨진 결말
소설은 명확한 결말 없이 여러 상황을 열어놓고 이후의 상황을 독자에게 넘겨줍니다. 이는 소설의 여운을 깊게 남기고, 작품에 더 깊이 생각하게 만듭니다.
라이브가 끝난 뒤에 선택하자.
델마와 루이라는 이름에서 '델마와 루이스'라는 영화가 계속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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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 역: 전선영 / 출판: 오팬하우스 | 1991년 영화 델마와 루이스 | 수잔 서랜든 & 지나 데이비스 주연 |
두 작품 모두 남성 중심 사회의 억압이나 폭력에 맞서서 그로 인해 벌어지는 예기치 못한 사건을 이야기합니다.
두 작품의 차이점
사건 발생 동기와 성격
델마와 루이스는 성폭행 위협에 대한 방어적이고 우발적인 성격이 강하지만, 최애의 살인은 장기간에 걸친 착취와 폭행에 대한 누적된 분노가 폭발한 결과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도피의 형태와 목적
델마와 루이스는 로드무비의 형식을 취하여 자유를 향해 나아가는 여정을 그리며 사회 시스템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려는 시도를 하는 반면, 최애의 살인에서는 도피보다는 사건 은폐를 통해 기존에 삶을 유지하려 합니다. 외부와의 단절이 아니라 내부에서 비밀을 지키며 생존하는 방식입니다.
적대자의 변화
델마와 루이스는 주로 이들을 추격하는 경찰이나 사회 시스템이 적대자이지만, 최애의 살인은 소속사 대표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던 인물이 더 악독한 새로운 적대자로 등장합니다. 이는 문제를 해결하려 할수록 더 깊은 수렁에 빠지는 위협에 가깝습니다.
결말의 메시지
델마와 루이스는 결국 절벽으로 차를 몰아 떨어지는 비극적인 결말을 통해 사회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들의 방식으로 자유와 존엄을 지키는 강렬할 메시지를 남깁니다. 마지막까지 서로에게 의지하며 선택한 자유는 일종의 해방감을 표현합니다. 반면 최애의 살인은 주인공들이 더 악독한 악인을 만나게 되고 자수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채 결말을 맞이합니다. 이는 죄로부터의 도피가 결코 끝날 수 없음을 암시하고, 억압적인 시스템은 또 다른 형태의 악과 마주하게 되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잔인함과 해결되지 않은 딜레마와 심리적 고통을 강조합니다. 열린 결말은 독자에게 더 큰 불안감을 주며 질문합니다.
『최애의 살인』은 이런 독자에게 추천합니다
- 사회적 이슈를 다룬 미스터리 소설에 관심 있는 분
- 지하 아이돌 산업의 현실을 알고 싶은 분
- 빠른 전개와 긴장감 있는 스토리를 선호하는 분
『최애의 살인』은 단순한 추리소설을 넘어, 현대 사회의 어두운 면을 조명하며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는 작품입니다. 엔도 가타루의 차기작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