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ook Review

렌조 미키히코 <백광> - 충격과 반전의 심리 미스터리

by handrami 2025. 4. 4.

작품소개

작가:렌조 미키히코 (1948~2013)

출생: 일본 나고야

주요 수상: 일본 추리작가 협회상,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 신인상, 나오키상, 시바타 렌자부로상 등 수상

대표작 : 회귀천 정사, 달맞이 꽃야정, 연문, 숨은 국화, 백광

렌조 미키히고의 '백광' 책'표지 직접 편집한 이미지
Copyright ⓒ 2002, 2008 MIKIHIKO RENJO / 2022년 옮긴이 양윤옥 출판 모모

백광 책 소개

장르: 미스터리, 심리 스릴러

출판: 2022년 모모 출판사 옮긴이: 양윤옥

 

소설책과의 첫 만남의 느낌은 낯섦이었습니다.

백광이 일본에서 출간된 것은 2002년이지만 한국에서 번역 출간된 것은 2022년으로,

그야말로 2022년에 나온 책처럼 보이지 않았습니다.

첫 느낌은 오래된 투박하고 세련되지 않은 날 것 같은 느낌의 책이었습니다.

이유가 어떤 것인지는 모르지만 하여튼 그런 느낌의 소설책을 읽었습니다.

 

내용 소개 (스포일러 없음)

꿈속에 인생의 중요한 한순간이라는 게 있을까?
그래, 그건 꿈이 아니었던 것이다
.  p10

 

 

당시 전쟁터에 나간다는 것은 곧 죽으러 간다는 뜻이었던 시절, 소집 영장을 받고 출정하는 날 밤에 역까지 배웅 나온 전처가 딸아이를 걱정하는 게이조에게 했다는 잔인한 말은 하나의 반전 느낌이었습니다.

"그렇게 걱정할 거 없어. 얘는 당신 아이가 아니니까."  p31

 

 

치매가 시작된 게이조는 가끔 옛날 전처의 배신의 증거인 어린 딸아이와 나오코를 혼동하는 듯한 행동을 하고는 합니다.

 

"여자애를 찾는 거라면 아까 젊은 남자가 저가 종려나무 밑에 파묻고 갔어..."  p43

 

그곳에는 정말 네 살 난 여자아이의 시체가 있었습니다.

 

 

젊은 남자에 관해 묻자 잘 모른다면서, 어쩌면 자신인지도 모른다는 말을 한 게이조는 의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음날 그 집에 젊은 남자가 드나드는 것을 봤다는 목격자들이 나타납니다.

 

네 살 여아의 살인사건 수사는 주변인들의 추악한 진실들을 들춰내기 시작합니다.

 

 

독서 포인트

치밀한 구성과 예상치 못한 반전

렌조 미키히코는 단서 하나하나를 치밀하게 배치하여 독자들에게 놀라운 반전을 선사합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사건처럼 보이며 눈앞에 범인이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하지만, 읽을수록 미묘한 심리전과 충격적인 전개가 펼쳐지는 구조입니다.

 

백광(白光)은 인간 심리의 어두운 면을 파고드는 강렬한 미스터리 소설입니다.

이 작품은 단순한 추리소설을 넘어, 광기와 집착, 인간의 내면을 깊이 탐구하는 심리 스릴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소설을 읽기 시작하면 당장 무슨 일이라도 일어날 것 같은 분위기로 인해 계속해서 긴장감이 듭니다.

서정적인 문장들은 어딘가 암울한 느낌과 몽혼적인 기분이 들어 사건을 더욱 어둡고 추악하게 만드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몰입도는 최고였습니다.

 

이 소설의 가장 밑바닥에는 전쟁에 나가는 남편에게 부인이 전하는 잔인한 말이 무겁게 깔려있습니다.

처음 그 말을 듣고 이런 잔인하고 비열한 짓을 저지를 수 있을까 생각했고,

그 여자는 남편이 죽기 전에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p84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그렇게 해석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소설을 읽다 보니 어느 순간 그 말은 그저 위로의 말이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이 집의 거미줄처럼 복잡한 인간관계 때문에 내 계획을 벗어나 뒤죽박죽 미로처럼 엉뚱한 방향으로 튀어버렸다...  p288

 

 

인터뷰 형식으로 자신의 주관과 이기심으로 조작된 이야기로 사건을 변형시켰던 '미나토 가나에' 작품 《백설공주 살인사건》이 떠올랐습니다.

단순한 살인사건을 다루면서, 그 진실이 쉽게 드러나지 않고 여러 서술을 통해 점진적으로 밝혀지는 구조와 사건의 진실을 왜곡한 조각난 정보라는 점이 그랬던 것 같습니다.

 

백설공주 살인사건 - 미나토 가나에 - 왜곡된 진실과 인간 심리를 파헤친 미스터리

 

백설공주 살인사건 - 미나토 가나에 - 왜곡된 진실과 인간 심리를 파헤친 미스터리

리사코의 통화 내용에서 화장품 회사에서 근무하는 '미키 노리코'가 시구레 계곡 숲속에서 사체로 발견되었다는 이야기로 시작된다.소설은 사건 용의자로 의심되는 인물들의 전화통화와 인터

handrami.com

 

《백광》에서도 주어진 정보가 100% 신뢰할 수 없는 것임을 인식하고 읽어야 합니다.

인물들이 감추고 싶은 비밀과 감정적인 왜곡을 통해서 진실을 숨기기 때문입니다.

독자가 주어진 정보를 그대로 믿어 버리는 순간 사건은 점점 수면 아래로 숨어 버립니다.

 

마지막까지 무엇을 믿어야 할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일가족의 숨겨진 음흉한 진실들이 어지럽게 펼쳐집니다.

무엇이 진실인지, 진실이 있기는 한 것인지조차 모르되었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 심리 스릴러를 좋아하는 분
  • 반전 있는 추리소설을 즐기는 분
  • 일본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하는 분
  •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을 탐구하는 분
  • 단순 사건 해결보다는 등장인물의 내면 심리를 파헤치는 소설을 선호하는 분

이런 분들에게는 비추천합니다!

  • 잔혹한 묘사나 불편한 내용을 싫어하는 분
  • 명쾌한 해답이 있는 이야기를 선호하는 분
  • 가볍고 유쾌한 내용을 좋아하는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