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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히가시노 게이고 <백야행> 희망이 없는 빛 속의 잔혹한 사랑

by handrami 2025. 5. 9.

히가시노 게이고의 최고 걸작 중에 하나로 평가를 받는백야행(白夜行)은 사랑과 범죄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는 미스터리 소설입니다.

드라마와 영화로 제작되며 많은 인기를 받아왔습니다.

사랑, , 정의, 희생 등 다양한 주제를 그려내는 작품으로 인간 심리와 도덕적 딜레마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게 만듭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천 작품에서도 빠지지 않는 작품으로 그의 팬이라면 꼭 읽어야 할 필독서입니다.

히가시노 게이고 '백야행' 책표지 편집한 이미지
Copyright ⓒ 1999 Keigo Higashino / 2016년 옮긴이 김난주 출판 재인

 

작품소개

폐건물에서 전당포 주인 기리하라 요스케의 시체가 발견됩니다.

 

소설은 피해자의 아들 기리하라 료지와 용의자의 딸 가라사와 유키호의 삶을 따라갑니다.

이들이 성장하면서 주변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건을 통해, 두 사람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사건의 연결고리가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히가시노 게이고 백야행 2016년 책표지
히가시노 게이고 백야행 2009년 책표지
히가시노 게이고 백야행 2000년 책표지
발행: 2016년 역: 김난주 출판사: 재인 발행: 2009년 역: 정태원 출판사: 태동 발행: 2000년 역: 정태원 출판사: 태동

작품의 특징

1. 독특한 전개 방식

주인공들의 내면이 직접적으로 묘사되지 않으며, 제삼자의 시점으로만 두 사람의 삶이 드러납니다. 그런 작품의 서술 형식은 독자에게 퍼즐을 맞춰가는 듯한 감정 느끼게 합니다.

 

2. 빛과 어둠의 대비

유키호는 빛처럼 완벽하고 아름다운 여성이지만, 그녀를 둘러싼 현실은 어둠 그 자체입니다. 이 대비가 백야라는 제목에 걸맞게 강렬하게 드러납니다.

 

3. 범죄와 도피, 그리고 연민

료지와 유키호의 관계는 단순한 공범이나 사랑 이상입니다. 말없이 서로를 지탱하면서도 파멸로 향하는 모습이 처절하면서도 애잔합니다.

 

4. 사회파 추리의 면모

단순한 미스터리를 넘어서, 가정폭력, 빈곤, 교육 격차, 여성의 사회적 위치 등 현실적인 문제들을 날카롭게 건드립니다.

 

 

그냥 한 줄 명언 & 끄적임

"선택받은 사람들이 사교댄스를 배우는 게 아니라, 기회가 왔을 때 춤을 추고자 하는 사람이 선택받는 거야."

 

내가 좋아했던 게임 슈퍼마리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뜬금없지만 슈퍼마리오에 대한 추억에 잠시 빠져봅니다.

 

 

감상 포인트 : 의미 분석해 보기

내년의 포부를 묻는 질문에 기리하라 료지는 낮에 바깥을 걸어 다니고 싶다며 이렇게 말합니다.

"내 인생이 백야를 걷는 거나 다름없으니까."

 

1. '백야'는 낮이지만 어두운 상태

백야(白夜)’는 밤이지만 어두워지지 않는 현상을 말합니다. 겉보기에는 밝지만, 실제로는 밤과 같은 시간입니다. 즉 자신의 삶이 밝아 보이지만 어두운 인생이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2. 밤이 와도 쉴 수 없는 삶

보통 사람은 밤이 되면 쉬고, 낮에는 활동합니다.

하지만 백야 속에서는 그 경계가 무너지고, 영원히 이어지는 낮, 즉 쉼 없는 삶, 끝나지 않는 도망과 긴장 상태가 이어지게 됩니다.

료지에게는 범죄를 저지른 뒤 평범한 인생을 살 수 없는 상태로 살아가는 고통을 표현한 것입니다.

 

3. 희망 없는 빛 속의 삶

백야는 "빛이 있는 밤"이지만, 그 빛은 따뜻하거나 안락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모든 걸 들키게 하는 냉정한 조명 같은 존재입니다.

료지는 유키호를 위해 어둠 속에서 살아가면서도 세상과 단절된 채 자신의 삶에 어떤 구원도 없음을 체념하고 있는 모습으로 보입니다.

 

 

'사사가키 준조' 형사 19년의 집착 그 의미는?

1. 정의감과 양심의 화신

포기하지 않는 그의 행동은 업무가 아니라 자기 확신에 기반한 책임감이며, 사회 정의를 향한 양심의 목소리로 보입니다. 무력한 정의라도 놓지 않겠다는 몸부림처럼 안쓰럽기도 합니다.

 

2. 유키호와 료지의 대조적 존재로서의 의미

세 사람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삶을 선택한 인물들로, 유키호와 료지는 철저히 자신만의 정의에 따라 어둠 속에서 살아갑니다. 반면, 사사키 형사는 공적 정의와 빛의 세계를 대변합니다.

 

3. 시간이 만든 신념의 의미

19년은 한 인간의 인생에서 매우 긴 시간입니다.

그 시간 동안 진실을 찾는다는 것은 단순한 형사의 의무를 넘어선 자아의 일부가 되어버린 사명감이며, ‘도덕적 질서가 아직 무너지지 않았다는 마지막 희망의 상징입니다.

 

 

료지와 유키호는 서로에게 어떤 존재였을까요?

두 사람은 소설 속에서 단 한 번도 명확히 사랑을 표현하거나, 연인처럼 행동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료지는 유키호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유키호는 료지의 존재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삶이 되어버립니다.

 

유키호가 빛이라면 료지는 어둠입니다. 하지만 그 빛은 어둠이 없이는 존재할 수 없으며, 어둠 또한 빛이 없으면 존재 이유를 잃습니다.

 

사실 이해하기 힘든 삶입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라는 물음만 남습니다.

유키호는 료지를 이용만 한 걸까요? 아니면 그 나름의 방식으로 사랑했을까요?

이마저도 히가시노는 말해주지 않습니다. 독자에게 알아서 생각해 보라고 합니다.

 

▼히가시노 게이고『환야』리뷰보기

▷ 히가시노 게이고 <환야> 백야행과 비교되는 비정한 사랑 2막

 

 

이런 분에게 추천합니다.

  • 히가시노 게이고의 심리적 깊이 있는 작품을 좋아하시는 분
  • 단순한 범죄 추리보다 사람의 내면과 관계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를 선호하는 분
  • 미스터리와 문학적 서사를 함께 즐기고 싶은 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