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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히가시노 게이고 <용의자 X의 헌신> 리뷰 – 헌신이라는 이름의 완전범죄

by handrami 2025. 4. 6.

용의자 x의 헌신 관련 편집 이미지
Copyright ⓒ 2005 Keigo Higashino

▣ 갈릴레오 시리즈의 걸작

히가시노 게이고의 대표작 중 하나인 용의자 X의 헌신'갈릴레오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입니다.

이 시리즈는 천재 물리학자 유카와 마나부, 일명 '갈릴레오'가 등장해 과학적 추리로 사건을 해결하는 구조입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논리와 감정이 치열하게 충돌하며, 시리즈 중 가장 높은 완성도를 자랑합니다.

 

평범함 속에 숨어 있는 인간의 고독, 절망, 그리고 구원에 대한 갈망이 굉장히 강렬하게 다가옵니다.

사건은 단순해 보이지만, 그 안에 감춰진 감정의 깊이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 다른 갈릴레오 시리즈 리뷰 보기

 

금단의 마술 - 히가시노 게이고 <갈릴레오 시리즈>

천재 물리학자 유가와 마나부 교수와 구사나기 형사가 등장하는 갈릴레오 시리즈이다.소설특징과학적 관점에서 경찰과 협력하여 사건을 분석하는 역할을 한다.특히 물리학적 지식을 이용해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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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범죄 속의 헌신

이 소설의 핵심은 바로 '완전범죄'와 그 이면에 숨겨진 헌신입니다.

수학 천재 이시가미는 옆집 여성 야스코와 그녀의 딸을 보호하기 위해 살인과 그에 따른 모든 흔적을 치밀하게 설계합니다.

그가 저지른 범죄는 단순한 정의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말하지 못한 사랑, 고요한 헌신 때문이죠.

 

"사랑이란 이름으로 이렇게까지 희생할 수 있을까?"

독자는 이 질문을 작품 내내 곱씹게 됩니다.

 

 

유카와와 이시가미 천재들의 대결

갈릴레오 시리즈의 주인공인 유카와 마나부는 이시가미의 대학 동창이자, 그를 가장 잘 아는 인물입니다.

그의 직감은 이 사건이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곧 알아채고,

논리의 결을 따라가다 결국 이시가미의 헌신이라는 본질에 도달합니다.

 

이 두 인물의 대결은 단순한 추리 싸움이 아니라,

"이성 대 감정", "논리 대 사랑" 이라는 철학적인 대결로 확장됩니다.

 

이시가미라는 인물 절망과 사랑의 끝에 선 남자

이시가미는 말없이 살아가는 고독한 수학 교사입니다.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도, 드러내지도 않지만,

야스코를 위해 자신을 기꺼이 희생할 정도로 뜨거운 감정을 지닌 인물입니다.

그의 사랑은 말로 표현되지 않지만,

완벽한 트릭이라는 계산된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그 점이 더욱 이 인물을 비극적으로, 동시에 매혹적으로 만듭니다.

 

 

 인간 본성과 윤리적 모순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 작품을 통해 인간 본성의 어둠,

특히 사랑이라는 이름의 자기기만과 윤리의 경계를 철저히 파고듭니다.

사랑은 과연 정당한 범죄의 동기가 될 수 있을까?

헌신이란 이름 아래 희생을 강요받는 자는 누구인가?

이러한 질문은 단순한 추리소설 이상의 깊이를 독자에게 전달합니다.

 

 

2017년 양억관옮김 재인출판 표지

2006년 양억관옮김 현대문학출판 표지
2021년 한국영화 포스터
2009년 일본영화 포스터
2017년 양억관옮김 재인출판 2006년 양억관옮김 현대문학 2021년 한국영화 2009년 일본영화

 

한국 영화 용의자 X 와 원작소설과 다른 감정선

한국판 용의자 X의 헌신은 류승범, 이요원, 조진웅 주연으로 2012년 리메이크되었습니다.

영화는 원작의 구조는 살리되, 감정선을 보다 적극적으로 드러냅니다.

  • 이시가미 → 김석고(배우 류승범): 수학자이자 스쿠버다이빙 취미 설정 추가
  • 야스코 → 백화선(배우 이요원): 원작에선 딸, 영화에선 조카
  • 유카와 & 형사 → 조민범(배우 조진웅): 두 인물을 하나로 통합한 캐릭터

소설에서는 이시가미의 감정이 거의 묘사되지 않지만,

영화는 그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를 '지독한 사랑'으로 강하게 밀어붙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소설의 차가운 결말이 더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고 느꼈습니다.

반대로 영화를 먼저 보면, 소설의 논리적 아름다움에 빠져들 확률이 높아요.

 

 

♥ ♥ ♥ 함께 보면 좋은 작품: 『성녀의 구제』

같은 갈릴레오 시리즈인 성녀의 구제역시 과학적 접근과 인간의 본성을 파헤치는 이야기로,

용의자 X의 헌신과 강하게 연결됩니다.

범죄를 다룬다는 점은 같지만, 초점은 전혀 다르기에 함께 비교하며 읽으면 작가의 세계관이 더 선명하게 느껴집니다.

 

 ♥ ♥ 독자에게 묻습니다

당신이라면, 말없이 누군가를 위해 모든 걸 포기할 수 있나요?

그게 범죄라고 해도요?

 

 ♥ ♥ 정리하며

용의자 X의 헌신은 치밀한 트릭과 완벽한 서사만으로도 훌륭하지만,

그 안에 담긴 사랑과 헌신의 이면, 희생과 윤리의 경계는 더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중 처음으로 읽을 책을 고민하고 있다면,

이 작품이 가장 좋은 시작점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