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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히가시노 게이고 <분신> 복제인간과 존재의 의미를 묻는 이야기

by handrami 2025. 4. 29.

일본 잡지에 연재될 당시의 제목은 '도플갱어 신드롬'으로 소개되었습니다.

단행본으로 나올 때 '분신' 제목으로 발행되었으나, 2005년 한국 출간시 권일영 번역으로 노블하우스에서 '레몬'이라는 제목으로 발간되었다가. 2019년 다시 '분신(分身)'으로 출간되었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 '분신' 책표지 직접 편집한 이미지
Copyright ⓒ 1993 Keigo Higashino / 2019년 옮긴이 김난주 출판 재인

작품소개

'우지이에 마리코' 와 '고바야시 후타바'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서술하는 방식입니다.

두 사람이 각자의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서로의 존재를 느끼게 되고 결국 서로 마주하게 됩니다.

 

오래전 『레몬으로 읽었던 것을 이번에 분신으로 다시 읽게 되었습니다.

『레몬이 언급되는 경우가 여러 번 있고, 상징적인 부분도 있어 『레몬이라 제목을 정한 부분에 대해 이해는 되지만,분신이라는 제목이 좀 더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히가시노 게이고 2005년 랜덤하우스 출판사 레몬 책표지
히가시노 게이고 2006년 노블하우스 출판사 레몬 책표지
히가시노 게이고 2019년 재인출판사 분신 책표지
발행: 2005년 역:권일영 출판:랜덤하우스 발행: 2006년 역:권일영 출판:노블하우스 발행: 2019년 역:김난주 출판:재인

내용소개

마리코는 자신을 사랑하던 어머니가 어느 순간부터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음을 느낍니다.

어느 날 어머니는 집에 불을 질러 자살합니다. 정신을 차렸을때 자신은 밖으로 옮겨진 상황에서 깨어납니다.

대학생이 된 마리코는 자신의 출생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합니다.

 

후타바는 자신이 방송에 출연하는 일을 극구 반대했던 어머니의 의견을 무시하고 텔레비전에 출연합니다.

그 후 이상한 일들이 이어지고, 결국은 어머니가 뺑소니 사고로 사망하게 됩니다.

어머니의 죽음을 조사하던 중 예전에 어머니에게 도움을 받았다는 와키자카 고스케라는 인물의 도움을 받게 됩니다.

 

두 여성이 자신의 출생에 대해 접근 할수록 서로를 향하게 되고 놀라운 사실들을 알게 됩니다.

 

짧지 않은 분량임에도 끝까지 멈출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소설은 앞으로 해야 할 이야기가 더 많을 것 같은 상황에서 끝나버립니다.

 

복제인간(클론)

복제인간에 대한 연구나 시도는 대부분 나라에서 불법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인간 복제는 국제적으로 엄격히 금지하거나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복제인간을 소재로 하는 소설이나 영화가 계속 나오고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는 이유는 누군가 시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나보다 30년 젊은 복제인간이 존재한다면 거부감 or 애착?

상상이 안 됩니다. 어떤 기분일지.

 

질투와 상실감, 자기부정, 정체성 위협, 감정의 이질감 그리고 애착과 보호 본능을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애착은 시간이 흐르며 쌓아가야 하는 감정이기에 아마도 대부분 거부감이 들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복제인간의 인권은?

복제인간에 대한 거부감과 부정적 시각을 가지고 있지만, 소설을 읽고 안타까움과 걱정이 생겼습니다.

 

국제 인권 규범에 따르면, 모든 인간은 출생의 경위나 신분에 관계없이존엄성과 권리를 가집니다.

불법이라 하더라도 인간으로서의 인권은 당연히 인정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합니다.

 

세계인권선언(1948) 제1조: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로우며, 존엄성과 권리에 있어 평등하다."

 

소설은 이런 저런 걱정을 독자에게 떠넘기고 마무리 지어 버립니다.

 

복제인간에 대한 생각

복제인간을 이야기하면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목적은 물론 만드는 사람에게 있습니다. 대상자의 자유의지와 자아는 없습니다.

인간을 수단으로 만드는 문제와 인간 존엄성에 대한 문제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목적의 이유를 보면 모두가 이기심입니다.

필요성보다는 복제인간을 만들어서는 안 될 이유가 무겁게 받아들여지는 이유입니다.

 

 

감상 포인트 : 무책임한 히가시노 게이고

히가시노 게이고는 분신에서 어떤 결론도 내리지 않습니다.

모든 것을 현실처럼, 모든 질문을 독자에게 넘깁니다.

복제인간 문제, 인간 존엄성, 존재의 목적, 분신은 이 모든 주제를 던져놓고, 독자가 스스로 답을 찾으라고 말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무책임함이 작품을 오래도록 마음에 남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나도 질문

  • 복제인간이 인간과 같은 존재일까요? 본질적인 차이가 있을까요?
  • 복제인간을 만든다면, 그들의 존재를 어떻게 인정하고 대우해야 할까요?
  • 복제인간에게 ’나‘라는 개념은 어떻게 정의 될까요?

 

분신은 이런 독자에게 추천합니다

  •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분
  • 가벼운 추리 이상의 무게감을 원하는 분
  • 복제인가, 윤리 문제에 관심 있는 분

답을 주지 않는 히가시노 게이고, 질문만 남긴 분신은 독자에게 끝없는 여운을 남깁니다.

스스로에게 '나는 누구인가'를 묻고 싶은 분에게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