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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미래> 미나토 가나에 - 미래의 나에게서 온 편지

by handrami 2025. 3. 24.

작품 개요

미나토 가나에의 『미래』는 가족과 사회, 그리고 책임의 개념을 깊이 있게 탐색하는 심리 미스터리입니다. 청소년에게 가해지는 범죄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모티프로 한 이 작품은, 저자의 특유의 구성력과 긴장감을 통해 독자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작품 소개

20년 후 미래의 자신에게서 온 편지는 앞으로 있을 미래가 희망으로 가득 찼다고 알려주지만, 역설적으로 10살의 아키코의 현재가 암울함을 알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후 소설은 여러 등장인물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미나토 가나에의 소설 미래 책표지 편집이미지
©Kanae Minato 2018 / 2021년 김은모 옮김 소미미디어 출판

  • 서장
  • 아키코
  • 에피소드 I
  • 에피소드 II
  • 에피소드 III
  • 종장

미래에서 온 편지

두 명의 소녀가 쫓기듯 버스를 타고 출발하는 버스에서 편지를 읽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열 살의 아키코에게.
안녕, 아키코. 나는 20년 후의 너, 서른 살의 아키코야.

 

한 달 전 돌아가신 아버지가 퇴원하면 같이 가겠다고 약속했던 드림마운틴의 30주년 기념 책갈피와 함께 미래의 나에게서 온 희망을 담은 편지를 읽습니다.

 

처음 소설을 읽다 보면 SF 소설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미래에서 온 편지는 미래의 일을 알면 좋지 않다는 말을 하면서도 계속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합니다.

누군가와 만나기 위해, 뭔가를 하기 위해 고민하거나 여러 가지 방법을 시험하면서 인생은 스스로 헤쳐나가는 법이야. 그런데 미래의 일을 미리 알게 돼서, 누군가가 정한 인생을 걸어갈 뿐이라고 받아들이면 살아가면서 전혀 노력하지 않을지도 몰라. 아니면 일부러 반발하려 들지도 모르고.
미래는 모르는 편이 나아.
그래도 내가 네게 편지를 쓰기로 한 이유는 네 미래가 따스하니 희망으로 가득 찼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서야.
아키코, 20년 후의 너는 가슴을 펴고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인생을 살고 있어.

 

희망이 가득 찼다는데 그렇게 밝게만 들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슬픈 느낌이 듭니다.

 

아키코의 현실과 미래에 대한 갈망

지금의 엄마가 인형이라는 말, 그나마 상태가 좋아 사람일 때가 20%, 아주 상태가 나쁜 인형일 때가 80%, 미래에서 온 편지의 내용을 믿고 싶은 열 살짜리 소녀는 미래의 자신에게 답장을 씁니다.

 

어린 아키코도 미래의 자신에게서 온 편지를 쉽게 믿지 못합니다.

주위의 누군가가 보냈을 거라고 생각을 하지만 한편으로는 믿고 싶다는 절실함이 느껴져서 더 슬퍼졌습니다.

 

산타클로스에 대해 친구들과의 대화에서도 현실과 희망 사이에서 고민합니다.

 

아키코는 아빠의 말로 자신의 믿음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려 합니다.

"산타는 산타를 믿는 아이의 집에만 온단다."

 

그러나 그해 크리스마스의 선물이 자신이 원하던 선물이 아님을 알고 또다시 의심하지만, 그것조차 자신이 의심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원인을 만들며 다시 자신에게 희망과 믿음에 대한 미련을 포기하지 못합니다.

 

어른 아키코의 편지도 내가 의심하면 미래에서 온 편지가 아니게 되겠지.

 

아키코의 현실과 희망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망하는 모습이 너무도 가슴 아프게 다가옵니다.

부정해버리면 그마저 희망의 끈을 놓쳐버릴 것 같아 애절히 끝자락을 잡고 있는 것처럼 보여 더욱 안타까웠습니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의 암울하고 불행한 삶은 그들만의 드림랜드를 갈망합니다.

지금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명분을 만들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드림랜드에서 살고 있는 희망의 미래를 꿈꾸듯 말입니다.

 

소설 속에서 말하는 그들의 드림랜드는 누군가에게는 너무도 평범한 바램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 평범함조차 그들에게는 희망의 나라 드림랜드가 되어 있었습니다.

 

현실을 마주보기로 하는 아키코

미래의 결말은 희망적인 바램으로 끝나는 듯 보이지만 사실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어쩌면 그들이 생각하는 미래는 실현 가능성이 없어 보이기까지 합니다.

소설은 그렇게 열린 결말로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고 끝나 버립니다.

"아리사도 가지고 있었구나."
"아리사, 우리가 드림랜드에 오는 건 오늘이 아니야."
"둘 다 이 책갈피를 가지고 있으니까 우리가 서른 살 때 함께 왔다는 뜻 아니겠어? 분명 둘 중 하나가 과거의 자신에게 이걸 보내자고 제안한 거야. 그러니까 오늘은 그만두자."

 

아키코와 아리사는 현실과 당당하게 맞서길 결심합니다.

"도움을 요청할 거야. 세상에는 우리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줄 어른도 있겠지? 전국에서 사람들이 이만큼이나 모였잖아. 아이들이 많지만 어엿한 어른도 있어. 진심으로 호소하면 누군가 귀를 기울여 주지 않을까?"

 

많은 사람들 그들 중 어엿한 어른, 작은 소녀들은 간절하게 바랐을 것 같다. 어엿한 어른이 있기를.

자, 소리치자. 언젠가 웃는 얼굴로 꿈나라의 정문을 통과할 미래를 위해―.

 

소녀들이 소리치는 말들이 희망적인 단어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전혀 밝지 않습니다.

슬프고 공허하게 느껴집니다.

 

소녀들의 간절한 믿음이 이루어져 그들의 드림랜드를 통과할 수 있기를,

그들의 앞날에 더 이상 아픔이 없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미나토 가나에의 이야미스적 논란

이 소설 속에는 두 소녀 외에 등장인물이 더 있습니다.

물론 누가 더 최악인가를 논하기 힘들 정도의 사연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경악을 금치 못했던 것은 모리모토의 아버지가 뱉어내는 말이었습니다.

"너도 할래?"

작가의 정신세계를 의심했던 부분입니다.

 

미나토 가나에 본인은 자신의 소설이 이야미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독자들은 그녀를 '이야미스의 여왕'이라 칭합니다.

 

소설 속 기억에 남는 문장

"상대가 바라지 않는 선의는 그저 참견이에요."
이유가 있으면 무슨 짓을 해도 무방하다니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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