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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제이슨 르쿨락 <히든 픽처스> 리뷰 – 그림 속에 숨겨진 진실

by handrami 2025. 4. 16.

추리소설 속에 삽화가 있는 독특한 형식으로 독자가 그림을 보면서 같이 추리하여 몰입감이 높습니다. 놓치기 쉬운 '신호'에 대해 이야기하며, 우리가 얼마나 눈으로 보이는 것에만 의존하고 있는지를 날카롭게 지적합니다.

제이슨 르쿨락의 '히든 픽처스' 책 표지 직접 편집한 이미지
Copyright ⓒ 2022 Jason Rekulak / 2024년 옮긴이:유소영 출판:문학수첩

작품 소개

작가 : 제이슨 르쿨락 (Jason Rekulak)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에서 영문학 전공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등을 기획하였고

본명으로 발표한 첫 소설 <임파서블 포트리스>는 12개 언어로 번역되었고, 에드거상 최종 후보에 올랐습니다.

두 번째 소설 <히든 픽처스>는 굿리즈 초이스 어워드 ‘호러 부문 1위’, 아마존 올해의 미스터리 스릴러, 반스앤드노블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습니다.

 

간단내용

맬러리는 과거 약물 중독 경력이 있는 젊은 여성으로 재활 후 새 출발을 위해 다섯 살 '테디'의 베이비시터가 됩니다.

그녀가 돌보는 테디는 평소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조용한 아이인데, 그림이 점점 이상해집니다.

처음에는 귀엽고 평범한 그림들이 점차 불길하고 폭력적인 장면들로 바꾸기 시작하고, 그 그림들이 실제 있었던 사건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야기는 미스터리하게 전개됩니다.

 

독특한 구성과 반전으로 많은 독자에게 호평을 받았던 소설입니다.

 

감상 포인트

1. 스릴러와 초자연적 분위기가 어우러진 소설

평범한 일상을 보여주던 소설은 그림과 함께하는 순간 섬뜩한 느낌을 줍니다.

멜러리는 테디에게 애냐가 여기 있는지를 묻습니다.

아이는 아니라고 말합니다. 얼마 후 아이가 그린 그림을 봅니다.

히든 픽처스 삽화 이미지1
히든 픽처스 삽화 이미지2
히든 픽처스 삽화 이미지3
히든 픽처스 삽화 이미지4
히든 픽처스 삽화 이미지5
히든 픽처스 삽화 이미지6

 

2. 아이의 그림은 단서이자 외침이었다

이 소설의 가장 인상 깊은 장치는 단연 삽화입니다.

테디가 그린 그림들은 단순한 미술작품이 아니라, 잊혀진 기억과 은폐된 범죄를 드러내는 ‘히든 픽처스’입니다. 독자는 이야기의 흐름과 그림을 보면서 맬러리와 같은 시선으로 단서를 쫓게 됩니다.

 

어린아이의 목소리와 이전에 잘못을 저질렀던 맬러리의 목소리가 무시되는 점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말이나 감정을 어리다는 이유로 무시하는 그것들과 닮아 있습니다.

 

 

하고 싶은 말 : 믿음의 무게와 과거로 인한 낙인

과거로만 평가되는 족쇄

맬러리는 과거 약물 중독자라는 낙인으로 그녀의 말들은 쉽게 무시되고 맙니다.

성실하게 살아가려고 노력하지만, 과거의 낙인은 쉽게 그녀를 믿어주지 않고 의심을 받습니다.

맬러리는 소설 속에서 테디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 과정은 단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것만은 아닙니다.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맬러리에게 그녀가 세상을 살아갈 자격이 있음을 입증하는 여정이기도 합니다.

소설은 맬러리의 시선을 통해 ‘불완전한 증언’에 대해 우리 사회가 ‘신뢰’와‘평판’이라는 이중 잣대를 보여줍니다. 아무리 진실을 외쳐도 사람들은 그녀의 과거를 이유로 무시합니다.

 

그녀를 후원하고 믿어주었다고 생각하였던 러셀조차 그러합니다.

그의 목소리에 피곤함과 아주 약간의 실망감이 어린다. p281

 

왜 러셀은 끝까지 믿어주지 않았을까?

맬러리의 과거 이력

약물 중독자였다는 그녀의 과거는 강력한 낙인이 됩니다. 아무리 현재가 성실하고 안정적이어도, 사회는 과거를 쉽게 용서하지 않습니다. 러셀도 이 사회의 일부로, 맬러리의 말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보다는 ‘혹시 또 이상해진 건 아닐까?’라는 선입견을 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상식의 틀

테디의 그림이 범죄와 연관됐다고 주장하는 건 일반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그런 ‘상식’이 진실을 가리는 안개일 수도 있다는 건 뒤 늦게서야 드러납니다.

 

자신의 안정과 거리를 유지하려는 무의식적 방어

맬러리의 이야기를 믿는다는 건, 자기도 이 사건에 깊게 얽힌다는 걸 의미합니다. 러셀은 어쩌면 무의식적으로 그 책임과 불편함을 피하려 했을지도 모릅니다.

 

보고 싶은 것,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사회를 보여줍니다.

 

사회적 무관심에 대한 외침

히든 픽처스는 독특한 형식과 빠른 전개로 추리소설로서의 매력을 보여줍니다.

그림들은 섬뜩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소설은 유령의 존재보다 누군가의 간절한 외침을 무시하고 외면하는 무관심이야말로 가장 무서운 것이라고 말합니다.

맬러리와 테디가 겪은 공포는 결국 주변에서 무시하고 외면한 무관심이 원인이었습니다.

 

소설은 질문합니다. 당신의 주위에 외면받고 무시당하는 것은 없는지…?

 

 

추천 비교작

히가시노 게이고『성녀의 구제

공통점

  • 사건 중심인물이 여성이고,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불신과 편견에 가득 차 있음
  • 겉보기엔 완벽해 보이는 가정이지만, 그 안에 은폐된 진실과 폭력이 존재함
  • 등장인물은 스스로 피해자지만 동시에 가해자로 비칠 위험에 놓이며,
  • 경찰이나 수사기관보다 먼저 주인공 스스로 진실을 마주하려는 시도를 보여줌.

비교 포인트

히든 픽처스』의 맬러리가 과거 중독자라는 이유로 믿음을 받지 못하듯,

성녀의 구제』의 아야네는 너무 차분하고 침착하다는 이유로 ‘의심’을 받게 됩니다.

두 이야기 모두 외부 시선이 얼마나 진실을 왜곡시키는가를 드러냅니다.

사회가 ‘정상’이라고 여기는 틀에서 벗어나는 순간, 그 사람은 진실을 말해도 믿음 받지 못하는 위치가 되는 공통 서사가 있습니다.

 

▼ 히가시노 게이고의 '성녀의 구제' 리뷰 (읽기만 하고 리뷰순서가 밀리고 있음)

히가시노 게이고『방황하는 칼날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구조

법과 정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개인이 어떻게 해야 하는 가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히든 픽처스』가 맬러리를 통해 믿음이라는 도덕적 질문을 한다면, 『방황하는 칼날』은 윤리적 선택과 감정에 대한 부분에 대해 질문합니다.

 

▼ 히가시노 게이고의 '방황하는 칼날' 리뷰 (읽기만 하고 리뷰순서가 밀리고 있음)

 

▼ 히가시노 게이고 다른 작품 리뷰보기

히가시노 게이고 가가형사 시리즈 11편 - 순서 & 한눈에 보기

 

이런 독자에게 추천합니다

  • 믿음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은 분
  • 심리 묘사와 고립된 인물 서사를 좋아하는 분
  • 그림이나 예술과 관련된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분
  • 이야기 속에서 사회적 메시지가 있는 것을 좋아하는 분
  • 오컬트적 심령 요소를 좋아하는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