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일본을 대표하는 추리소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중에서 '가가 교이치로' 형사가 활약하는 소설을 가가형사 시리즈로 분류하고 있다.
가가형사 시리즈는 순서 없이 무작위로 읽어도 문제가 될만한 부분은 없다.
다만 작가가 소설을 발간한 순서로 읽는 것이 조금이라도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고 따라간다는 생각으로 왠만하면 순서대로 읽으려고 노력했다.
현재 한국에 소개된 가가시리즈
제목 | 일본 출간년도 |
졸업 : 설월화 살인 게임 | 1986 |
잠자는 숲 | 1989 |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 | 1996 |
악의 | 1996 |
내가 그를 죽였다 | 1999 |
거짓말, 딱 한 개만 더 | 2000 |
붉은 손가락 | 2006 |
신참자 | 2009 |
기린의 날개 | 2011 |
기도의 막이 내릴 때 | 2013 |
당신이 누군가를 죽였다 | 2023 |
《희망의 끈》은 가가형사가 등장하고 일정부분 역할도 하지만 가가의 사촌 동생인 마쓰미야 슈헤이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가가시리즈의 번외편 정도로 여겨진다.
졸업 : 설월화 살인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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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은 히가시노 게이고가 작가로 데뷔한 후 2번째 작품이다.
'가가 교이치로'가 처음으로 등장하는 작품이며, 대학4년 졸업을 앞둔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졸업을 앞두고 고등학교 때부터 함께 한 친구들이 죽임을 당한다.
형사가 아닌 대학생의 신분으로 사건을 추적하며 형사로서의 기질을 드러내지만,
어린시절 형사였던 아버지가 가정에 소홀했던 영향으로 형사 대신 교사의 길을 선택한다
'아이하라 사토코'를 좋아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설월화(雪月花)라는 다도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너무 높아 사실 몰입도가 떨어졌다.
게임부분에 대한 이해도가 조금 쉽거나 수긍이 가는 내용이었다면 더 재미있었을 것 같다.
잠자는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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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단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30세 전후의 '가가 교이치로'가 경시청 수사1과 형사로 나온다.
사건의 중심에 있는 발레리나 '미오'를 만난다.
발레리나 '미오'를 사랑한다는 내용과 '사토코'와는 가끔 편지만 주고 받는 사이로 표현한다.
살인사건 추리물인데 읽으면서 로맨스의 느낌이 난다.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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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 찾기 소설 '첫번째'
살인사건 용의자는 두명, 독자에게 범인을 추리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마지막에 봉인된 추리안내서가 있다.
'가가 교이치로' 네리마 경찰서 순사부장
'솔직히 말해봐.' '죽인건 둘 중 누구지?'
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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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가가 선생이라는 직업을 그만둔 이유가 나온다.
'악의'는 초반에 범인을 먼저 알려주고 시작한다. 이른바 동기 찾기 추리소설이다.
그런 악의는 대체 어디에서 나온 걸까요.
그를 심하게 괴롭힌 시절이 있었는데도 그는 당신에게 큰 도움을 주었지요.
하지만 그러한 은혜가 거꾸로 미움을 낳는다는 것을 나는 압니다.
당신이 그에 대해 열등감을 품지 않았을 리가 없는 것입니다.
"당신의 마음속에는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깊디 깊은 악의가 잠재되어 있어요. 그리고 그 악의가 이길 때
사람은 사람이 아니게 되겠지요."
'선입견'이 나를 쉽게 작가의 의도대로 흐르게 만들었다.
이런 부분까지 생각하고 글을 쓰다니 놀랍다는 말외에는 할 말이 없다.
내가 그를 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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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 찾기 소설 '두번째'
살인사건 용의자는 세명,
이 작품도 봉인된 추리안내서가 들어있다
조그만 차는 반대편 차로까지 튕겨나갔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두개골이 깨지고 뇌와 내장이 짓눌렸으니 1초도 살 수 있었을 리 없었다.
이후의 작품 '다잉 아이'의 프롤로그에서 교통사고 묘사가 더욱 섬뜩하고 자세하게 대담해 졌고,
'몽환화'의 프롤로그에서는 남편의 출근길을 아기를 안은 아내가 배웅하는 화목한 모습에서 갑자기 일본도로 살해당하는 묻지마 살인이 일어나는 장면으로 진화하였다.
어느날 누군가에게 있을지도 모를 불행한 일들을 너무도 끔찍하게 묘사하면서도 덤덤하게, 그래서 더 소름이 돋게 만드는 방법으로 묘사한다.
세 작품 중에서 출간순서는 제일 앞서지만 독서 순서로는 '내가 그를 죽였다'를 가장 늦게 읽게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왠지 적응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그녀의 허리에 팔을 감고 약간 힘을 주어 내쪽으로 끌어당겼다. 그 행위에 그다지 큰 의미는 없었다. 적어도 나는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미와코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녀의 웃는 얼굴에 어색함이 묻어났다. 그리고 아이스댄싱의 여성 파트너처럼 매끈하게 몸을 빙그르르 돌려서 내품에서 벗어났다.
연인사이인데 무슨 일이 있는 상황인가 보다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조금 후 남매라고? 그럼 좀전의 글은 뭐지하던 차에 모든것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15년. 그것이 나와 미와코가 각각 떨어져 살았던 세월이다. 오누이가 그토록 오랜 시간을 헤어져 살았던 것이 첫 번째 잘못이었다. 그리고 15년 만에 한집에서 살기 시작한 것이 두 번째 잘못이었다.
다카히로와 미와코는 다행이 좋은 친척들의 집에서 무난하게 잘 자랐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들은 진짜 부모와 함께하는 아이라면 없었을 처세술을 가지고 있었다.
항상 착한 아이로 있는 것보다 일단 나쁜 짓을 한 다음에 반성하는 척하는 편을 어른들이 더 좋아한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었다. -다카히로
"나는 어른들이 이해하기 쉬운 태도를 취했던 것뿐이야. 왜 그랬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어. 아마 그것이 살기 위해 내가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라고 느꼈던 거 같아." -미와코
이 소설이 범인 찾기 소설이라는 것을 알고 시작 했기 때문에 범인을 찾아보자 라는 생각에 더 신경쓰면서 읽었다.
감도 안온다. 어느 순간에 용의자 모두가 범인에서 제외되었다가 다시 모두가 범인일수 있게 되었다는 것만 알게 되었는데, 가가는 말했다. "범인은 당신입니다."
난 역시 추리소설을 좋아만 하는구나를 깨달았다. 나름 앞부분들의 이야기를 다시 찾아보고 찾아보려 했지만 답답함만 쌓여 갔다. 역시 안되겠다. 추리안내서를 읽었다. 추리안내서도 쉽게 알려주지 않는다. 대충 감은 오는 데 확신이 없다. 책의 1/3은 다시 읽은거 같다. 그제서야 범인이 보였다.
내 몸속에서 끌어 오르는 것이 있었다. 그것을 어떻게 발산해야 할지 알 수 없어서 나는 그저 주먹만 부르쥐었다. 나는 해치웠다. 내가 그를 죽였다." -유키자사 가오리
"내 마음속에 죄책감 따위는 없었다. 나는 꼭 해야 할 일을 한 것 뿐이다. 내가 대신 복수해줬어. 내가 호다카 마코토를 죽였어." -스루가 나오유키
"그 독의 효과는 잘 알고 있다. 내가 준 독에 의해 그 녀석이 죽어가던 광경은 지금도 눈꺼풀에 낙인처럼 찍혀 있다." -간바야시 다키히로
모든 것을 이해하고 다시 읽어 보았다. 그제서야 저 글이 말하는 내용을 알 수 있었다.
가가 시리즈 중에서 기본이하의 소설은 없다.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 를 읽을 때도 미묘한 뭔가를 느꼈었는데, 이번에는 좀 더 느꼈던거 같다.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범인찾기 소설이라는 타이틀이 나에게는 오히려 몰입도를 떨어지게 만든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추리 소설 자체가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범인이 누구인지 찾는 것인데, 범인을 찾아야 한다는 강박이 오히려 소설의 재미를 완전히 느끼지 못하고 그 부분에 과하게 집중하는 느낌이 들었다.
거짓말, 딱 한 개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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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가형사 시리즈 중 유일한 단편소설
- 거짓말, 딱 한 개만 더
- 차가운 작열
- 두 번째 꿈
- 어그러진 계산
- 친구의 조언
붉은 손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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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속에 고령사회의 노인문제, 청소년문제 같은 사회적 문제를 다루고 있다.
잘못된 사랑은 더 큰 문제를 만든다.
가가의 아버지 '가가 다카마사' 암투병으로 병원에 입원
'다카마사'의 여동생 '가쓰코'와 '가쓰코'의 아들 '마쓰미야 슈헤이'가 병간호를 한다.
네리마 경찰서 형사 '가가'는 아버지가 사망할때까지 병원에는 방문하지만 병문안을 하지는 않는다.
아버지와의 약속이였다고 하지만 그걸 꼭 지켰어야 할까하는 생각이 든다.
신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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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가 교이치로' 계급은 경부보로 니온바시 경찰서로 발령받은지 얼마 되지 않은 '신참자'라 표현한다.
가가가 피고인의 변호를 자처하다 강등되었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니온바시 경찰서로 발령난 이유라 생각된다.
이름조차 언급되지 않았지만 피고인이 미오라는 설이 대세다.
제1장 센베이 가게 딸
제2장 요릿집 수련생
제3장 사기그릇 가게 며느리
제4장 시계포의 개
제5장 케이크 가게 점원
제6장 번역가 친구
제7장 청소 회사 사장
제8장 민예품점 손님
제9장 니혼바시의 형사
단편인 듯 단편 아닌 단편 같은 소설이다.
단편처럼 느껴지는 순간 아 단편이 아니네 하고 알게 되는 그런 느낌. 가가의 심성이 잘 나타나는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따뜻한 동네의 정겨운 형사 같은 느낌이 든다.
"사건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받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 역시 피해자입니다. 그런 피해자들을 치유할 방법을 찾는 것도 형사의 역할입니다." -가가 교이치로
"저는 나쁜 짓을 저지른 아들을 지킨 게 아니었습니다. 더 나쁜 방향으로 가도록 등을 떠민 셈이죠. 부모로서 완전 실격입니다. 동시에 경찰로서도. 부모는 원망을 사는 한이 있어도 자식을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해야 합니다. 그럴 수 있는 사람은 부모뿐입니다."
-우에스기
기린의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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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참자'에 이어 니혼바시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니혼바시 다리에 있는 기린 조각상을 향해 기도하는 자세로 숨진 한 중년남성의 죽음과 그의 소지품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 검문을 피하다가 트럭에 치여 사망하면서 시작된다.
단순강도 살인사건 처럼 보이던 사건이 어느순간 전혀 다른 사건으로 변한다.
죽음에 직면한 아버지가 아들에게 전하는 메세지, 비정규직의 뼈아픈 현실과 부도덕한 일들이 하나씩 들어난다.
"죽음을 눈앞에 두었을 때 사람은 본래의 마음으로 돌아가죠.
자존심이나 의지 같은 것을 다 버리고 자신의 마지막 소원과 마주하게 돼요.
그런 그들의 마지막 메시지를 마음에 받아들이는 것은 살아 있는 사람들의 의무예요."
기도의 막이 내릴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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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방향에서만 바라보면 본질을 알 수 없는 법이야. 사람이나 땅이나."
'가가'형사 니혼바시 파견중
'가가'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내용
간호사 '가나모리 도키코'와 직접적인 연애에 대한 이야기는 없지만 가가시리즈에 가끔 등장하여 특별한 이유나 설명없이 가가의 일을 돕는 내용들이 나오는데, '도키코'가 '가가'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 외에는 설명이 안된다.
사촌동생 '마쓰미야 슈헤이'가 '가가' 어머니와 관련된 유품을 '도키코'에게 전하며 하는 이야기와
'가가'가 '도키코'의 말을 투정부리듯 하면서도 따라주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연애를 시작하는 느낌을 준다.
당신이 누군가를 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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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기도의 막이 내릴 때 이후 10년만에 나온 《가가형사 시리즈》
경시청 형사부 수사 제1과 가가 교이치로 경부가 휴가상태에서 유족의 지인으로 사건해결에 참여하게 된다.
인간이란 어차피 이런 생물이다. 겉으로 하는 행동과 속으로 생각하는 건 전혀 다르다. 겉과 속이 다른 게 보통이다. p39
일본이름은 유난히 익숙해지지 않는다. 초반에 등장인물들을 정리하고 나서야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부유층 별장지에 연례행사로 모인 네가족이 바비큐 파티를 즐기고 헤어진 날 밤 다섯명이 살해당하고 한명이 다치는 사건이 일어난다.
범인은 얼마 지나지 않아 자수를 하지만 살해에 대한 구체적인 진술을 거부하고 사형을 당하기 위해서 저질렀다고 말한다.
유족들은 진상을 알기 위하여 ‘검증회’를 열기로 하고 사건 해결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지인을 데리고 와도 좋다는 결정을 한다.
유족 중 한명인 하루나가 선배 간호사인 가나모리 도키코의 소개로 가가형사와 동행하게 된다.
가가시리즈를 읽은 독자라면 반가워 할 이름 도키코가 등장하지만 유키코와 가가형사를 연결하기 위해서 잠시 등장하고 아직도 가가와는 별 진전이 없어 보인다.
하루나의 생각으로 가가형사에게 호감이 있는 것 같다는 정도의 진전이 있을 뿐이다.
가가형사 연애다운 연애한번 못해보고 늙어 가는거 같아 안타깝다.
피해자 유족들은 “당신이 누군가를 죽였다.” 라는 메시지가 적힌 편지를 받는다.
소설의 제목으로까지 사용한 것에 비해 다소 싱거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은 편하게 읽혔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기본은 한다는 점은 다시한번 입증되었다고 생각한다.
가가형사의 등장도 반가웠다. 그정도 였던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