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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히가시노 게이고 <라플라스의 마녀> 과학으로 풀어내는 미스터리, 라플라스 시리즈 첫 번째

by handrami 2025. 4. 17.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데뷔 30주년을 기념하여 발표된 작품으로, 자연 현상과 인간의 의지를 소재로 한 추리소설입니다.

 

소설 속 시간적 배경은 『마력의 태동』이 먼저지만 『라플라스의 마녀』가 먼저 출간된 작품이고,

개인적으로 『라플라스의 마녀』를 읽고 『마력의 태동』을 읽었던 것이 더 쉽게 소설을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라플라스 시리즈 소개

  라플라스의 마녀 마력의 태동 마녀와의 7일
일본 출간연도 2015 2018 2023
이야기 구조 추리 중심 인물 중심 스릴러 중심
주제 자유의지 vs 자연법칙 능력의 기원과 윤리 인간관계와 선택과 책임
내용요악 가스중독사건, 마도카와 겐토 마도카와 나유타의 만남 전직 형사의 죽음
포인트 과학적인 추론과 미스터리 캐릭터 파고들기, 실험의 무게 완결편다운 속도감과 감정선

히가시노 게이고 '라플라스의 마녀' 책 표지 직접 편집한 이미지
Copyright ⓒ 2015 Keigo Higashino / 2016년 옮긴이 양억관 출판 현대문학

■ 작품소개

라플라스의 마녀에서 나오는 특별한 능력은 SF적 초능력이 아니라 천재적 두뇌를 이용한 물리적인 계산으로 얻을 수 있는 능력으로 표현합니다. 그 물리학적인 요소를 설명하는 방법에서 라플라스가 등장합니다.

 

라플라스는 프랑스의 수학자로 선형대수 확률론 해석학 등을 연구하였습니다.

"불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며, 과거와 마찬가지로 미래가 그의 눈앞에 나타날 것이다."

 

만약 어떤 존재가 우주의 모든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안다면, 과거와 미래를 완벽히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인데, 그런 존재가 나타납니다.

 

소설은 만약을 가능으로 만든 후 인간의 자유의지와 책임에 관해 묻습니다

그리고 운명도 바꿀 수 있는가? 라는 철학적 질문을 합니다.

1. 과학은 윤리의 경계를 넘을 수 있는가?

젠타로 교수는 인간의 능력을 확장하는 실험을 시도하고, 마도카는 그 결과로 일반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는 능력을 지닙니다.

  • 과학은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는가?
  • 타인의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실험은 허용될 수 있는가?
  •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 더 많은 책임이 주어져야 하는가?

이는 현대 과학(유전자 조작, AI, 예측 알고리즘 등)이 안고 있는 윤리적 딜레마와 연결됩니다.

 

2. 예측 가능한 세계에서의 인간다움

마도카는 놀라운 계산 능력과 판단력으로 자연 현상을 예측하지만, 일반적인 인간 감정이나 관계는 점점 멀어집니다.

  •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
  • 감정 없는 능력이 정말 ‘좋은 것’인가?

능력을 가질수록 외로움과 소외를 겪는 그녀의 모습은, 현대 사회에서 성공이나 기술로 인해 단절되는 인간관계와도 닮았습니다.

 

 

■ 감상 포인트 : 마도카는 마녀인가?

마도카의 능력으로 기압, 온도, 바람의 방향 등을 모두 종합해서 자연 현상을 완벽에 가깝게 예측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모든 것을 계산할 수 있다면 어디 능력까지가 인간인가라는 질문에 쉽게 마녀라는 타이틀을 붙여 주었습니다.

능력이 높아질수록 마도카는 일반적인 인간 감정을 잃어가며 외로움을 느낍니다.

 

사실 모든 것이 가능해진 능력자가 자연 현상을 이용해서 살인한다면 막는다는 것은 불가능 아닐까요?

하지만 소설은 그런 부분에 신경 쓸 틈 없이 몰입되어 추리와 감정에 빠져듭니다.

 

전통적인 탐정이나 경찰이 아닌 자연과학자가 미스터리를 해결한다는 설정도 흥미롭습니다.

 

소설은 초능력이 아닌 현실 가능한 과학이라고 표현합니다.

마도카의 능력이 극한의 학습과 계산 능력이라는 설정은 초능력과 모호한 경계를 가지고 독자의 사고를 자극하고,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를 걷게 합니다.

 

 

 하고 싶은 말

마도카에게 느껴지는 연민

내가 이 소설을 보며 히가시노 게이고의 매력과 능력에 우수함을 느낀 가장 큰 이유는 마도카에게 있었습니다.

마도카는 엄청난 능력을 보유한 그야말로 마음만 먹으면 모든 것이 가능한 캐릭터인데 그에게 연민이 느껴졌다는 겁니다.

 

1. 초능력처럼 보이지만, 실은 자신을 포기한 결과

마도카는 자연을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지만, 이는 선천적인 게 아니라 지독한 훈련과 계산의 산물이라는 점입니다.

인간으로서의 본능인 감정, 유대, 공감을 포기하고 기계 같은 계산 능력을 택했기 때문입니다.

능력 뒤에 숨겨진 고립감이 보이기 때문에 독자는 그녀에게 연민을 느끼게 됩니다.

 

2. '도구'로 쓰이거나, '위협'으로 취급되는 존재

그녀가 사람이 아니라 현상처럼 다뤄지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다른 인물들은 그녀의 행동을 경계하거나 두려워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이면에 있는 이해받고 싶은 평범한 소녀의 모습이 보입니다.

이 괴리감이 바로 연민을 유발하는 핵심입니다.

 

3.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고통

마도카의 행동은 능력자의 책임, 윤리적 부담, 고립된 존재의 딜레마를 동시에 보여줍니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을 가졌음에도, 결국 아무것도 못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이야기는 읽는 이의 감정을 흔들 수밖에 없습니다.

 

 

인상 깊었던 포인트 : 겐토와 마도카의 능력

겐토는 목숨이 위태로운 상태로 수술을 받고 능력이 생겼습니다.

마도카는 토네이도로 잃은 어머니에 대한 기억과 겐토에게서 느낀 호기심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수술을 결심합니다.

 

마도카와 겐토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졌습니다. 기압과 온도만으로 사람이 죽을 장소와 시간을 예측할 수 있다면, 살인도, 구조도, 통제도 가능합니다.

 

그 능력은 양면의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다행이 그녀는 그 힘을 무분별하게 사용하지 않고, 자제하고, 그 능력의 위험함을 아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이런 점에서 마도카는 '마녀'가 아니라, 스스로를 통제할 줄 아는 성숙한 인간처럼 느껴집니다.

능력에 대해 고민하는 태도가 인상에 남습니다.

 

겐토의 대한 이야기는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과학으로 모든 것이 설명된다고 하더라도 인간의 감정만큼 예측 불가능한 것은 없을 듯합니다.

 

겐토의 앞날이 어찌 될지 궁금해 집니다.

 

 

▼ 라플라스 시리즈 작품 리뷰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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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플라스 시리즈는 이런 독자에게 추천합니다

  • 추리소설을 좋아하면서 색다른 설정을 원하는 분
  • 철학적 개념이 녹아있는 작품을 읽고 싶으신 분
  • 인물 중심보다 설정 중심의 전개를 좋아하는 분
  • SF적 요소를 좋아하시는 분

라플라스 시리즈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과학적 상상력과 철학적 질문이 함께하는 작품입니다.

단순한 추리소설을 넘어 인간의 자유의지와 자연법칙 사이의 경계를 탐험하고 싶은 독자에게 이 시리즈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