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은 사건을 둘러싼 여러 인물이 용의선상에 오르면서 벌어지는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단순한 범인 찾기에 그치지 않고, 사건에 얽힌 인물들 각자가 숨기고 있는 감정과 욕망, 비밀을 파헤칩니다.
범인을 추리하는 과정에서 인간 본연의 나약함과 이기심, 그리고 사회적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다양한 얼굴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정해연 작가
1981년생 2013년 장편소설 『더블』로 등단한 추리,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독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습니다.
- 2012년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에서 『백일청춘』으로 우수상 수상
- 2016년 YES24 e-연재 공모전 ‘사건과 진실’에서 『봄영아파트 꽃미남 수사일지』로 대상 수상
- 2018년 CJ ENM과 카카오페이지가 공동 주최한 추미스 공모전에서 『내가 죽였다』로 금상 수상
장편소설 유괴의날(2019), 구원의날(2021), 홍학의 자리(2021), 선택의날(2023), 누굴 죽였을까(2024) 등을 출간하였으며, 특히 유괴의 날은 2023년 드라마로 제작되어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기도 했습니다.
작품소개
고3 수험생인 유정이 폐건물에서 시신으로 발견되는 비극적인 사건을 중심으로 시작됩니다. 사건의 중심에는 다섯 명의 용의자가 있으며, 이야기는 이들 각자의 시각에서 전개됩니다. 인물들의 시선이 교차하며 그들의 내면을 따라가게 되고, 각기 다른 감정과 갈등이 생생하게 드러납니다.
정해연 작가의 가장 큰 강점은 캐릭터 묘사입니다. 『용의자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저마다 다른 배경과 사연을 지니고 있으며, 이들의 심리 변화는 매우 정교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독자는 인물들의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보게 되고,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지, 누가 거짓을 숨기고 있는지 끊임없이 의심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인간 본성의 양면성과 도덕적 딜레마에 대한 깊은 고민을 유도합니다.
작가는 단순히 사건의 표면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인물들의 아픔과 상처, 그리고 그들이 왜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설득력 있게 풀어냅니다.
소설속 인물 민혜옥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가정폭력이라는 명백한 폭력 앞에서도 그것을 부정하거나 외면하며, 동시에 그 폭력에 계속해서 끌려가는 복잡한 심리 상태를 보여줍니다.
폭력은 단순히 물리적 문제가 아니다 – 정서적, 심리적 얽힘의 문제다
민혜옥은 폭력을 겪으면서도 "그래도 가족이니까", "나 때문일지도 몰라", "이번엔 다를 거야"와 같은 생각에 빠지며 스스로를 설득합니다. 이는 실제 현실에서도 흔한 심리 반응입니다. 작가는 이 인물을 통해, 가정폭력 피해자가 단순히 약해서 도망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으로 조종당하고 얽매인 채 무력화된 상태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피해자의 내면에도 모순이 있다
민혜옥은 분명 고통받고 있지만, 동시에 가해자와의 관계를 완전히 끊어내지 못합니다. 스스로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끌리는 이 모습은 ‘학습된 무기력’이나 ‘피해자-가해자 간의 역동’처럼, 우리가 쉽게 단정 지을 수 없는 복잡한 인간 심리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작가는 이를 통해 독자에게 다음과 같이 묻는 듯합니다:
“우리는 과연 민혜옥과 같은 상황에서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을까?”
현실의 복잡성과 비극성에 대한 묘사
민혜옥의 이야기는 단순한 극적 장치가 아니라, 현실에서 수없이 반복되는 사회적 문제의 축소판입니다. 특히 여성이나 약자의 위치에 놓인 사람들이 얼마나 쉽게 ‘이유 있는 폭력’으로 포장된 구조 속에 갇히게 되는지를 보여줍니다. 작가는 단죄하거나 정답을 내리려 하지 않고, 현실의 복잡성을 독자가 스스로 마주하게 합니다.
열린 결말의 의미
『용의자들』은 사건의 실체가 밝혀진 뒤에도 일부 인물의 개인사와 갈등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끝을 맺습니다. 이러한 '열린 결말' 또는 '미해결 엔딩'은 다음과 같은 의미를 지닙니다.
- 현실성 반영: 실제 삶처럼, 사건이 해결되었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사라지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 주제 강조: 중심 주제가 범인 찾기보다는, 사건이 인물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조명합니다.
- 해석의 여지: 독자에게 인물들의 미래를 상상할 여지를 남겨두며 여운을 더합니다.
- 인물 서사의 독립성: 주 사건과는 별개의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 점에서, 인물 각자의 삶이 독립적인 서사로 존재함을 시사합니다.
이러한 설정은 작품을 보다 입체적이고 풍성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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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연 <누굴 죽였을까> 리뷰 – 진실의 끝에는 누가 있는가
『용의자들』은 이런 독자에게 추천합니다.
- 정통 미스터리 및 스릴러 소설을 즐기는 분
- 인간 심리 묘사에 관심 있는 분
- 사회파 미스터리에 흥미를 느끼는 분
- 빠른 전개와 몰입감 있는 서사를 선호하는 분
한 번 책을 잡으면 누가 범인일지 궁금해서라도 페이지를 계속 넘기게 되는 마력이 있습니다. 사건의 실마리가 하나씩 풀릴 때마다 새로운 의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며, 마지막 장면에 이르기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듭니다. 미스터리 스릴러의 재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순한 추리소설을 넘어 인간 본성과 사회의 어두운 면을 깊이 있게 탐구하는 작품입니다. 치밀하게 설계된 플롯과 살아 숨 쉬는 캐릭터, 그리고 독자를 사로잡는 긴장감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추었습니다. 미스터리 스릴러를 좋아하시는 독자뿐만 아니라, 인간 심리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선호하시는 분들께도 강력히 추천해 드리고 싶은 소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