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ook Review/일본소설 - 그 외 작가35

아야츠지 유키토 『십각관의 살인』 40년이 흘러도 반드시 '소설'로 읽어야 하는 이유 “덫은 열 개의 등변과 내각을 가지고 있다.”크리스티를 향한 오만한 도전장, 사후(死後)의 회고에서 살인의 선언으로이 소설의 프롤로그는 미스터리 문학의 고전,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강렬하게 소환하며 시작됩니다. 하지만 아야츠지 유키토가 던진 유리병은 크리스티의 그것과 그 궤를 달리합니다.사후의 기록 vs 살아있는 예고장크리스티의 유리병이 모든 살인이 끝난 뒤 남겨진 '박제된 해설지'였다면, 십각관의 유리병은 이제 막 피의 잔치가 시작될 것임을 알리는 '살아있는 예고장'입니다.심판 vs 지적 유희《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의 범인이 사법적 정의라는 명분에 집착했다면, 십각관의 진범은 도덕적 위선을 벗어던집니다. 그는 살인을 하나의 정교한 예술이자 완벽한 트릭으로 간주하며, 자신의 설계력.. 2026. 4. 22.
가키야 미우 『70세 사망법안, 가결』 죽음이 ‘구원’이 된 시대, 우리는 존엄하게 늙고 있는가? 국가적 안락사, 판타지가 아닌 '시뮬레이션'이 된 현실2015년 출간 당시 파격적인 설정으로 화제를 모았던 가키야 미우의 소설 『70세 사망법안, 가결』이 2026년 현재, 우리에게 더욱 서늘하게 다가옵니다. 국적자라면 누구나 70세 생일 후 30일 이내에 죽어야 한다는 이 잔인한 법안은 재정 파탄에 직면한 초고령 사회의 비명을 담고 있습니다.소설이 던지는 서늘한 경고장70세 사망법안이 가결되었다.이에 따라 이 나라 국적을 지닌 사람은 누구나 70세가 되는 생일로부터 30일 이내에 반드시 죽어야 한다. 예외는 황족뿐이다.동 법안은 2년 후에 시행을 앞두고 있다. 고령화에 부수되는 국가 재정의 파탄을 해소하기 위해 만든 “70세 사망법안” 본문에 언급된 "이탈리아와 한국은 사태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라는 .. 2026. 3. 24.
히가시야마 아키라의 『류(流)』 격동의 대만 현대사가 낳은 뜨거운 성장 미스터리 대만 타이베이 출생으로, 9세 때 일본으로 건너가 귀화한 대만계 일본인 히가시야마 아키라에게 제153회 나오키상의 영예를 안겨준 소설 『류(流)』는 대만 현대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 소년이 겪는 성장과 가족의 비극을 미스터리 형식으로 풀어낸 수작입니다. 1970년대 대만의 습한 공기와 혼란스러운 시대를 배경으로 한 소년의 성장과 가족사를 미스터리 형식으로 풀어낸 작품입니다.시대적 상징성: "하늘이 무너진 날"과 개인의 비극소설은 1975년 대만의 절대권력자 장제스(蔣介石) 총통의 서거와 함께 시작됩니다. 당시 대만 사람들에게 장제스는 언젠가 본토를 수복해 고향으로 데려다줄 신화적 존재였습니다. 특히 주인공 '예치우성'의 가족과 같은 외성인(본토 출신)들에게 그의 죽음은 단순한 정치적 사건을 넘어, 고향으.. 2026. 3. 21.
우케쓰 『이상한 집』 감춰진 진실을 파헤치는 건축 미스터리 우케쓰 작가의 소설 『이상한 집』은 단순한 공포물을 넘어, 한 집에 얽힌 섬뜩한 비밀을 건축 구조 분석이라는 독특한 방식을 통해 파헤치는 미스터리 작품입니다. 오컬트 전문 작가인 ‘나’는 지인에게 듣게 된 기묘한 집 이야기를 듣고, 그 집의 평면도에서 발견되는 위화감을 해소하기 위해 건축가 구리하라 씨와 함께 추리해 나가는 과정을 그립니다. 이 작품은 집이라는 가장 사적인 공간이 품고 있는 인간의 어둡고 복잡한 심리를 밀도 있게 탐색하며 독자에게 신선한 충격과 재미를 선사합니다.숨겨진 진실과 은폐된 존재『이상한 집』의 가장 큰 주제는 '숨겨진 진실과 은폐된 존재'입니다. 겉보기에는 평범해 보이는 주택의 평면도 속에 비상식적인 구조들이 발견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예를 들어, 침실과 아이 방을 연결하는.. 2025. 11. 11.
오야마 세이이치로 『기억 속의 유괴』 붉은 박물관 두 번째 이야기 『기억 속의 유괴』는 경시청 부속 범죄 자료관의 '설녀' 히이로 사에코 경정과 수사1과에서 좌천된 사토시 경사가 활약하는 『붉은 박물관』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1편 『붉은 박물관』에서 사에코 경정의 냉철하고 독특한 캐릭터에 깊이 매료되었던 저는, 망설임 없이 다음 작품인 『기억 속의 유괴』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미스터리 소설에서 '기억'이라는 심리적 요소가 사건 해결의 핵심이 된다는 점은, 평소 인간의 인지와 진실 추구 과정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제 호기심을 더욱 자극했습니다. 1편 『붉은 박물관』이 미제 사건 기록과 객관적인 증거물 분석을 통한 탐정의 지적인 능력을 부각했다면, 『기억 속의 유괴』는 이처럼 보다 주관적이고 심리적인 요소인 '기억'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2025. 10. 22.
오야마 세이이치로 『붉은 박물관』 과거가 드리운 그림자를 쫓는 지적 유희 오야마 세이이치로 작가의 『붉은 박물관』은 제목만으로도 강렬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미스터리 단편집입니다. 일본 경시청 소속 범죄 자료관이라는 독특한 공간을 배경으로, 과거의 미해결 사건이나 이미 종결된 사건의 진실을 냉철하게 파헤쳐 가는 과정을 그려냅니다. 이 소설은 단순히 범인을 찾아내는 데 그치지 않고, 독자와 작가 간의 치밀한 두뇌 싸움이 빛나는 본격 미스터리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차례빵의 몸값복수 일기죽음이 공범자를 갈라놓을 때까지불길죽음에 이르는 질문기억의 흔적을 쫓는 ‘페어플레이’의 미학『붉은 박물관』의 가장 큰 매력은 '본격 미스터리'가 추구하는 '페어플레이' 정신에 충실하다는 점입니다. 탐정과 독자가 동일한 정보를 가지고 추리 대결을 펼친다는 원칙을 충실히 지킵니다... 2025. 10. 2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