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편의 단편이 수록된 히가시노 게이고의 초기작품으로,
각 단편은 일상적인 상황에서 시작하여, 예상치 못한 전개와 반전을 통해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평범한 인물들이 겪는 미묘한 심리 변화와 사회적 갈등을 섬세하게 표현합니다.
작품소개
작품의 의의
사회적 풍자: 각 단편은 현대 사회의 다양한 문제와 인간관계의 복잡성을 풍자적으로 다루며, 독자에게 깊은 공감을 끌어냅니다.
심리 묘사: 히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섬세한 심리 묘사를 통해, 인물들의 내면세계를 깊이 있게 탐구합니다.
반전의 묘미: 각 이야기의 결말에는 예상치 못한 반전이 있어, 독서의 재미를 더합니다.
차례
- 자고 있던 여자
- 판정 콜을 다시 한번!
- 죽으면 일도 못 해
- 달콤해야 하는데
- 등대에서
- 결혼 보고
- 코스타리카의 비는 차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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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옮긴이 윤성원 출판 RHK | 2017년 옮긴이 윤성원 출판 RHK | 2021년 옮긴이 윤성원 출판 RHK |
《자고 있던 여자》
어느 날 내방 침대에 모르는 여자가 자고 있다.
의문의 여자를 둘러싼 이야기는 짧지만, 탄탄한 구성과 내용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식 시선으로 바라보는 범죄행위 고발
일본 사회에서 회사 직원의 비리를 알고도 모른 척하는 행위나, 조용히 원래대로 되돌리도록 유도하는 태도는 독특한 문화적 배경과 조직 중심의 가치관 속에서 형성된 ‘조화 지향적 회피’ 혹은 ‘암묵적 공존’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일본은 인간관계에서 조화를 매우 중요시합니다.
누군가의 잘못을 직접적으로 지적하는 행위는 공공연한 모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 면을 세워주는 방식을 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조직 내 갈등이 겉으로 드러나는 것을 피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비리를 바로잡더라도 “문제를 일으킨 사람보다, 문제를 들춘 사람이 더 비난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회사 내 비리를 알았을 때 직접적으로 고발하기보다 조용히 원상 복귀시키고, 분위기를 해치지 않도록 하는 방식이 더 선호될 수 있습니다.
이는 조화를 중시하는 문화, 위계질서, 외부 체면 의식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판정 콜을 다시 한번!》
강도질하다 들켜 도주 중 예전에 야구로 악연이 있던 노인의 집에 들어가게 됩니다.
"몇 번인가 제자리로 돌아가려고 시도한 적이 있다. 하지만 사회는 그런 나를 인정해 주지 않았다. 한 번 낙오된 인간에게 세상은 '노(No)'라는 말밖에 돌려주지 않았다."
"세이프라고 말하려는 순간 떨어졌어."
중요한 순간에 방심하고 마음을 놓는다.
주인공에게 그날의 일은 그의 인생을 나락으로 몰아넣은 사건이 되어 버렸습니다.
인간은 기억 속에서 특정 사건을 기점으로 삼아 자신의 정체성을 재구성합니다.
특히 충격적 사건이나 감정적으로 강렬한 경험은 인생의 “이전”과 “이후”를 나누는 지점이 되며, 이후 선택과 행동 패턴에 영향을 줍니다.
"어떤 사건이 이후 삶을 나락으로 바꾸었다"라고 단정 지을 수 있는가?
1. 단정 짓는 순간, 사건은 '원인'이 되어 버립니다.
"그날 그 일 하나 때문에 내 인생이 망했다"라고 말한다면, 이건 인과의 고정이자 책임의 전가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하나의 사건이 결정적이었을지는 몰라도, 그 이후의 대응, 사회의 반응, 인간관계, 시간의 흐름이 함께 작용하여 삶은 변화합니다.
2. 그러나 ‘단정 짓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희생자나 피해자 입장에서는, 분명히 그 사건이 모든 것을 앗아갔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이때는 단정이 아니라 정서적 진실(Emotional truth)입니다.
《죽으면 일도 못 해》
대기업 신입사원 ‘가와시마’는 현장실습으로 시골이지만 거대한 규모의 공장으로 출근하던 어느 날 휴게실에서 계장이 살해된 상태로 발견됩니다.
소설의 주제인 ‘죽으면 일도 못 해‘는 영양드링크제 광고 카피로 등장합니다.
근무외 무보수 야근, 갑의 위치에 있는 회사직원, 하청업체 직원의 애환,
회사는 매뉴얼로 업무시간을 정해 놓았지만 알면서 묵인하고 책임회피
열심히 일한다는 명분으로 남의 마음을 헤아리지 않고, 사회적·조직적 ’갑‘의 위치를 이용하는 사람은 1994년과 현재 모두 존재합니다. 시대와 환경의 차이에 따라 그 양상과 영향은 달라졌습니다.
1. 1990년대 일본 : 종신고용과 집단주의의 압력
버블 경제 붕괴(1991년) 직후의 장기 불황기였던 시기로 여전히 종신고용, 연공서열이 일반적이던 시기.
회사를 위해 헌신하는 것이 미덕이라는 문화가 지배적이었던 시대.
밤늦게까지 회사에 남아있는 것을 성실함으로 보았고, 조용히 희생하는 미덕이 미화되었음
2. 한국 vs 일본 비교
항목 | 한국 | 일본 |
과거 | 분위기 군대식 위계 + 감정적 지시 | 집단주의 + 조용한 복종 압력 |
명분 | 성과·충성 강조 | 헌신·희생 미화 |
현재 | 변화 MZ세대 저항 + 워라밸 문화 확산 | 파워하라 법제화 + 간접적 압박 여전 |
'파워하라'(パワハラ)는 일본어로 '파워 하라스먼트(Power Harassment)'의 줄임말입니다.
즉, 직장 내에서 지위나 권력을 가진 사람이 그것을 이용해 부하 직원이나 약자에게 가하는 괴롭힘을 뜻합니다.
▷ 리뷰보기 히가시노 게이고 <브루투스의 심장> 누구나 내면에 배신을 품고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 <브루투스의 심장> 누구나 내면에 배신을 품고 있다
특유의 치밀한 구성과 인간 심리를 파고드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입니다.릴레이 살인을 공모한 그들의 계획은 처음부터 반전을 보이며 예상치 못할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제목만 보고 무선
handrami.com
《달콤해야 하는데》
"상대방을 생각해서 한 행동을 상대방은 이해하지 못해 톱니바퀴가 거꾸로 돌고 마는 거지요. 그 톱니바퀴를 제자리로 돌리기란 어려워요. 왜냐하면 그러려면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오해인지 아닌지는 풀려봐야 비로소 알 수 있는 거예요."
"결정을 내릴 수 없을 때는 그냥 믿는 거예요. 그러지 못하는 자는 어리석어요."
여주인공의 말도 안 되는 희생을 사랑이라고 포장하는 듯한 느낌이 공감되지는 않았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에서 가끔 느끼는 점이지만 근거 없는 절대적 희생을 사랑이라고 추구하는 듯한 느낌을 받고는 합니다.
전통적으로 일본 사회는 여성의 조용한 인내, 가족을 위한 희생을 미덕으로 여겨 왔습니다.
타인의 잘못조차 자신의 책임처럼 끌어안는 여성의 모습은 그러한 사회적 가치관을 반영합니다.
왜 스스로 타인을 위한 희생을 택할까?
그 희생은 선택인가? 구조적 강요인가?
《등대에서》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같은 학교에 다니게 된 좋은 관계의 두 사람이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서로 정반대 경로로 도는 거야. 그래서 나중에 누가 더 재미있는 여행을 했는지 겨뤄보자고."
등대에서의 일을 숨기고 장난이라고 하기에는 도가 지나친, 악의가 깃든 생각으로 벌일 일은 이후
두 사람이 그날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없는 일을 만듭니다.
'좋은 관계'의 의미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합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좋은 친구" "좋은 관계"란 말 속에는, 때로 희생하거나 감내하는 한쪽의 침묵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소설은 "좋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어느 한쪽이며, 그렇지 못한 사람은 침묵해야 했던 관계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소설 속 좋은 관계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마지막 문장의 의미는 실제로 좋은 것이 아니라, 깨지지 않은 상태 자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더 나빠지지 않았으니 괜찮다는 형식적 유지로 보입니다.
관계가 완전히 무너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는 종종 그것을 ‘좋은 관계’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그 말은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일 뿐입니다.
그런 관계의 유지란, 진심의 회복이 아니라 균열을 조심스럽게 덮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유지되는 관계가 아닌 회복되는 관계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 관계의 지속이 진정한 의미를 갖게 되기를 바래 봅니다.
《결혼 보고》
오래전 친구에게서 갑자기 편지가 도착합니다. 동봉된 사진 속에 인물은 친구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편지에 있는 전화번호로 연락을 시도하지만, 전화는 연결되지 않고 사진 일은 이해가 되지 않고 기묘하다고 생각합니다.
편지를 다시 읽어보니 '만약 이쪽으로 올 일이 있으면 꼭 들러'라는 문장이 눈길을 끌게 되고 방문을 결심합니다.
의문의 편지는 결국 살인사건과 연결되고 그 편지를 보낸 이유가 밝혀집니다.
《코스타리카의 비는 차갑다》
뭐라는 건지 알아들을 수 없는 고함을 지르면서 뛰쳐나온 2인조는 둘 다 원숭이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이건 카메라에서 버튼전지를 넣는 부분의 뚜껑이야."
사건 해결의 열쇠가 되고 그들에게 생긴 불행한 일이 어떻게 벌어진 것인지를 알게 됩니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친해지기 힘든 사람 같았던 뒷집에 사는 타니어라는 아주머니는 막상 그들이 험한 일을 겪고 돌아온 그들에게 진심이 담긴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단편에서 장편만큼의 강한 임펙트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이 단편의 숙명이다. 그런데도 이 작품의 완성도는 결코 떨어지지 않으며 오히려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 옮긴이의 말
『수상한 사람들』은 이런 독자에게 추천합니다.
- 단편소설을 선호하는 분
- 일상에서 일어나는 미스터리와 인간 심리에 관심이 있는 분
- 현대 사회의 인간관계를 생각해 보고 싶은 분
- 가볍게 히가시노 게이고의 색깔을 맛보고 싶으신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