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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I의 비극> - 요네자와 호노부 -사라진 마을, 감춰진 진실

by handrami 2025. 4. 5.

작품소개

작가 : 요네자와 호노부

  • 1978년 일본 기후 현 출생.
  • 빙과로 가도카와 학원소설 대상 (영미스터리&호러 부문) 장려상을 수상하며 데뷔.
  • 흑뢰성으로 나오키상을 포함 9개 문학상을 수상.
  • 흑뢰성은 야마다 후타로상도 수상했으며, 일본 미스터리 4대 랭킹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요네자와 호노부의 'I의 비극' 책 표지 직접 편집한 이미지
2024년 옮긴이:문승준 출판:내친구의 서재

차례

  • 서장 I의 비극
  • 1장 가벼운 비
  • 2장 얕은 저수지
  • 3장 무거운 책
  • 4장 검은 석쇠
  • 5장 깊은 늪
  • 6장 흰 불상
  • 종장 I의 희극

 

소설 소개

산골짜기 작은 마을 미노이시, 모두가 떠난 작은 촌락,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6년 전 유령마을이 되었던 마을 미노이시를 재생시키려는 프로젝트가 진행됩니다.

 

I의 비극은 '테세우스의 배'를 떠올리는 문구로 시작됩니다.

 

테세우스의 배(Ship of Theseus)

배의 모든 부분이 교체되었더라도 그 배는 여전히 ‘바로 그 배’인가?
배의 부품을 교체하면서 원래 부품은 모두 창고에 두었다가, 모두 교체한 뒤 창고에 모인 부품으로 배를 하나 조립했다면, 무엇이 진정 원래 배인가?
- 위키백과 테세우스의 배 중에서

 

이 소설의 주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문장을 통하여 이 소설의 진행 방향을 말하는 듯합니다.

 

수많은 시간, 수많은 철학자조차 정확한 결론을 만들어 내지 못한 철학적 물음을 소설을 통해 질문합니다.

 

  • 우리가 어떤 것을 ‘원래의 것’이라고 말할 때, 그 기준은 외형인가? 본질인가?
  • 작품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진실과, 정체성과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 겉으로 보이는 정리된 복구는 그 내면에 있는 상처와 단절 그리고 왜곡된 진실을 들여다보게 합니다.

 

내용 소개

유령마을 부활 프로젝트인 I턴 프로젝트팀 소생과로 발령받은 주인공 만간지이자 나(I)의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입니다.

 

소설은 각 장이 단편처럼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마을에 정착하기 위해서 들어온 이주자들과 그들이 겪는 문제들로 인해 투덜대면서도 열심인 만간지의 모습에서 안쓰러움과 한편으로는 씁쓸함을 느끼게 됩니다.

 

이주자들은 타인에 대한 배려 없는 이기심과 자신들의 무지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열심히 노력하는 만간지의 활동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좋지는 않습니다.

 

그들이 요구하는 민원이 어떤 면에서는 도를 넘는 부분을 보이며 공무원에 대한 애잔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도 실제로 도시로 떠나는 사람들로 인해 시골이 점점 비어가고 있으므로 지자체에서 I턴 프로젝트 비슷한, 도시에서 마을로 정착하는 사람들을 위한 지원 사업을 하는 곳들이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새로운 곳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충분한 지식 없이 그저 막연하게 들어왔다가 실패하고 떠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며 현실적인 느낌이 많이 듭니다.

 

소설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새로운 반전을 주며 의도된 비극을 드러냅니다.

정치적인 문제, 지방의 재정과 현실적인 문제, 각자 생각의 차이에서 오는 그런 문제들을 작가는 소설 속에 그려져 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가 그저 만들어낸 이야기 같지 않아서 더 씁쓸합니다.

 

소설은 잔잔하면서도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추리적 요소를 결합하며 지루하지 않도록 합니다.

한편으로는 저런 공무원이 있을까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만간지의 노력은 결국 안타까움으로 마무리된 것 같아서 아쉬웠습니다.

 

소생과의 다른 두 직원, 니시노 과장과 신입 간잔은 얼렁뚱땅 그저 시간 보내면 퇴근하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느 순간에는 날카로운 판단력과 기지를 발휘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소설 처음 부분에 만간지는 자신은 큰 문제 없이 근무했고, 인간관계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하면서, 단지 누군가는 소생과에 가야만 했기 때문에 자신이 왔지만, 왜 자신이어야만 했는지를 묻습니다. 그렇게 왜 가야 하는지 몰랐기 때문에 간 거였습니다. 혼자 그렇게 안쓰럽게 노력한 그의 모습을 보며, 그래서 간 거라고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이 그렇게 살아간다고 생각하니 또 슬퍼집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만간지 형제간의 대화는 현실적인 문제를 아프게 건드립니다.

작가는 그들의 대화를 통해서 이 소설의 결말에 대해 미리 양해를 구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작가는 제목에서는 '엘러리 퀸'의 《Y의 비극》을 연상시키더니 소설의 시작과 끝부분에서는 '애거서 크리스트'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라는 문장을 그대로 넣어놓습니다.

 

소설 속 문장

민원 처리는 분명 업무 중 하나이긴 하나 그 일을 좋아하는 공무원은 없다.  p187

 

"이주해 오는 인간에게 애초부터 애착이 있을 리 없죠. 그런 것들은 시간이 지나며 생겨나는 것이니까요."  p275

 

믿는다는 것은 대개의 경우 책임도 전가한다는 뜻이다.  p387

 

 

추천하는 사람

  • 사건 해결보다는 상황 속에서 등장인물의 심리 묘사와 인간관계를 조명하는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
  • 요네자와 호노부의 기존 작품 특히 차분하고 치밀한 이야기 방식을 좋아하는 사람
  • 잔잔한 분위기의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사람

비추천하는 사람

  • 속도감을 원하거나 서스펜스를 기대하는 사람은 답답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 강렬한 트릭이나 충격적인 반전을 기대하는 사람에게는 심심하다고 생각 될 수 있습니다.
  • 제목이 비극이라는 단어에서 사회적 문제를 강조하고 뭔가 큰 비극적 요소를 기대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