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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갈까마귀 살인사건 - 다니엘 콜

by handrami 2025. 3. 19.

범행 후 반짝이는 장신구를 전리품처럼 가져가는 것과 얼굴에 손톱으로 할퀸 듯한 다섯 자국을 남기는 것에서 언론은 살인범을 갈까마귀라 부르기 시작했다.

 

'봉제인형 살인사건 시리즈'와는 관계없는 새로운 작품으로 현재는 《갈까마귀 살인사건》의 후속편을 집필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갈까마귀 살인사건 책표지 편집
2023년 서은경 옮김 북플라자 출판

 

소설의 구성

 

39장으로 되어 있으며 각 장에 '소제목'이 붙어있다.

 

 

불쾌하고 부적절한 콘텐츠 관리 담당자

세상을 향해 자길 좀 봐 달라며 필사적으로 애원하는 게시물 밑에는 ‘싫어요’ 버튼이 기대감에 잔뜩부푼 채 대기하고 있다. 그 버튼의 유일한 목적은 사람들의 말싸움을 부추기기 위해서다.

 

 

억만장자의 딸이며 패셔니스타인 여성이 목이 잘린 시체 사진이 SNS에 업로드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실크 스카프로 목이 졸리고, 얼굴에 할퀸 자국 다섯 개, 몸통은 사라져 버린 목 잘린 머리만 있는 밀실 살해사건으로 이번이 세 번째다.

언론은 현실 세상에서 발생한 희생자들의 고통과 괴로움을 대중을 위한 오락거리로 변질시켰다.

 

여형사 스칼릿 딜레이니와 그녀의 사수이자 아버지 같은 프랭크 애쉬그리고 의문의 사립탐정 헨리 데블린의 아슬아슬한 관계 속에서 형사와 탐정은 협력하여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봉제인형 살인사건》에서도 느꼈지만, 작가는 악을 응징함에 있어서는 죄의식이 없는듯하다.

사립탐정이라고 말하는 '헨리 데블린'은 살인도 아무렇지 않게 저지른다.

 

 

'스칼릿'의 아버지는 7개월 동안 붉은 머리의 여인 일곱 명과 자신의 범죄를 알아차린 부인이자 '스칼릿'의 어머니를 살해한 연쇄살인범이었다

 

연쇄살인범의 딸이라는 타이틀은 경찰이라는 시스템 속에서, 동료 형사들과 주변 인물들이 그녀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았을지 느껴지는 것 같았다.

 

연쇄살인범인 아버지 성을 버리고 무고하게 살해당한 어머니의 성으로 바꾸면서까지 자신이 어머니의 피를 물려받은 정상인 임을 필사적으로 증명하려는 '딜레이니'의 안타까움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서로에게 유익한 파트너십을 위하여." 스칼릿도 따라 말하며 헨리와 잔을 부딪쳤다.
가장 멋지게 속이는 사람이 이기는 것으로 하죠.
아시아인. 어쩌면 한국인? 20대 후반 같았어요.
-출처 : 갈까마귀살인사건 소설 내용중에서

 

사건 용의자를 찾던 중 뜬금없이 한국인? 한국 독자를 생각할 만큼 영향력이 작가에게까지 도달한 것인지, 하여튼 한국인으로서 기쁘게 받아들였다.

 

프랭크는 커피를 반쯤 급히 들이키다가 입안을 온통 데였다. 카페인보다 화상이 잠을 깨우는 데 효과가 더 좋았다.

이런 유머 코드를 좋아한다.

 

안쓰럽기도 하고 애틋하기도 한 인물 '프랭크'와 잘 어울리는 문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에게 반드시 말해... 이건 다 내 잘못이라고."

 

체포하려던 죄인의 흔적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철제 난간에 채워진 빈 수갑만... 덩그러니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스칼릿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해냈다.
프랭크를 죽게 한 남자에게 직접 수갑을 채웠지만... 헨리가 여전히 어딘가에 살아 있으리란 생각이 들자 이상하게도 미소가 떠올랐다.

 

다니엘 콜은 사라지는 게 시그니처인가?

이전 작품들에서도 그랬듯이 잔뜩 일을 저질러 놓고 마지막에 사라진다.

 

후속편을 집필 중이라고 했는데 어떤 식으로 두 사람이 다시 활약을 이어갈지 궁금하다.

 

다니엘 콜의 작품들은 이전 작품들도 그렇고 읽다 보면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갈까마귀 살인사건'은 조금 더 그랬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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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작가 다니엘 콜의 작품으로 데뷔작《봉제인형 살인사건》을 시작으로《 꼭두각시 살인사건》,《 엔드게임 살인사건》,《 조각상 살인사건》을 출간했다. 2023년《갈까마귀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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