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을 넘기다 문득, 마음에 깊은 울림을 주며 새로운 시선으로 삶을 바라보게 하는 문장에 멈춰 설 때가 있습니다. 그 순간의 깊은 울림과 깨달음을 손글씨로 새기고, 때로는 사진과 음악으로 오롯이 담아내는 곳. 이곳은 단순히 책을 읽고 기록하는 것을 넘어, 저마다의 시선으로 책의 의미를 '그려나가는' 공간입니다. 책 속의 이야기가 때로는 우리의 삶에 깊은 공감과 새로운 영감을 주는 순간들을 담아내고자 합니다.
삶의 백지, 희망의 시작점
"백지이기 때문에 어떤 지도라도 그릴 수 있습니다.“ (p.447)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에서 길을 잃고 방황하던 3인조 빈집털이범 아쓰야 일행에게 전해진 이 문구는 따뜻한 위로와 희망을 담고 있습니다. 소설 속 많은 이들이 그랬듯, 그들에게 '백지'는 단순히 아무것도 없는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삶의 방향을 잃고, 앞날에 대한 확신 없이 막막했던 각자의 현실을 의미했습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 선택의 기로, 혹은 예기치 않은 상황 앞에서 우리는 종종 이처럼 '백지'와 같은 순간을 마주하곤 합니다. 직업을 바꾸거나,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거나, 혹은 뜻밖의 시련을 겪을 때처럼 말입니다.
나미야 할아버지는 스스로의 답을 찾기를 바라며, 백지 편지 속에 아무런 제약 없이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있는, 가장 순수한 형태의 시작점이라는 깊은 의미를 담아 보냈습니다. 그는 직접적인 답을 주기보다, 질문을 던지는 이들 스스로가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자신만의 '삶의 지도'를 그려나갈 용기를 북돋아 주고자 했습니다. 이는 소설 전체를 관통하며, 우리에게 스스로의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어갈 힘을 상기시키는 희망의 메타포가 됩니다.
현실 속 '백지' 해리포터 J.K. 롤링이 그린 마법 지도
이러한 '백지'는 비단 소설 속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우리 현실 속에서도 삶의 가장 막막한 순간을 '백지' 삼아 자신만의 지도를 그려낸 이들이 있습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J.K. 롤링이 바로 그렇습니다. 『해리포터』를 쓰기 전, 그녀는 가난과 우울증, 이혼으로 인한 싱글맘으로서 극심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딸에게 먹일 우유조차 살 돈이 없을 만큼 궁핍했으며, 정부 보조금으로 생활해야 했던 그녀의 삶은 모든 것이 사라진 '백지'와 같았습니다. 심지어 『해리포터』 초고는 12곳의 출판사에서 거절당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글쓰기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카페에 앉아 커피 한 잔으로 허기를 채우며 마법 세계를 상상하고 글로 옮겼습니다. 수많은 거절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믿고 끈질기게 도전한 결과, 그녀는 아무도 예상치 못한 찬란한 '마법의 지도'를 그려냈습니다. 롤링의 이야기는 삶의 가장 어둡고 막막한 '백지' 상태에서도, 자신만의 상상력과 끈기, 그리고 용기만 있다면 누구도 예상치 못한 찬란한 '지도'를 그려낼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우리 삶의 백지 위를 함께하는 여정
우리의 삶 또한 그러합니다. 정해진 답이 없는 '백지'와 같은 순간들 속에서, 우리는 때로 불안하고 막막함을 느낍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 백지는 새로운 시작과 무한한 성장의 기회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어떤 길을 선택하고, 어떤 색을 칠할지는 오롯이 우리의 몫이며, 그 과정에서 우리는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책 속에서 만나는 다양한 삶의 모습과 지혜는 바로 이 백지 위에 지도를 그리는 데 필요한 영감과 재료가 되어줍니다.
'책을 그리다'는 바로 이 여정을 함께하는 공간입니다. 책 속의 문장들은 때로 나미야 잡화점의 답변처럼 우리에게 직접적인 길을 제시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문장들은 우리에게 삶이라는 백지 위에 어떤 지도를 그릴 것인지에 대한 영감을 주고, 더 나아가 자신만의 의미 있는 길을 찾아 나설 용기를 불어넣어 줍니다. 이 공간에서 우리는 책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나누고, '치유와 용기 그리고 희망'이라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지도를 그려나가는 여정을 함께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그리고 백지 위 자신만의 지도를 그려나가는 모든 이들과 함께 듣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