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세계 '3대 추리소설'이라는 부담감을 가진 소설
1942년 출간된 윌리엄 아이리시 작품 환상의 여인은 서구권에서는 그다지 큰 호평을 받지 못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그런 작품이 한국에서는 '세계 3대 추리소설'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소개됩니다.
3대 추리소설이라는 타이틀은 일본에서 시작된 내용을 한국에서 홍보용으로 확대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고 무시할 만한 소설이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추리형식을 취하는 서스펜스 장르로서의 작품성은 높이 평가받고 있습니다.
'에도가와 란포'도 서스펜스 부분에서 새로운 소설이라는 극찬을 했다는 것을 보면 한 번쯤 만나보아도 괜찮은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3대 추리소설 이 부분을 기대하고 접근한다면 실망감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냥 선입견 없이 1942년 작품이라는 점을 생각하면서 이 소설과 만난다면 놀랍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작가 소개
윌리엄 아이리시 (William Irish)
본명은 코넬 울리치(Cornell Woolrich)로, 20세기 미국 추리 소설계를 대표하는 작가입니다. '미스터리의 시인'이라 불릴 만큼, 그의 작품은 인간 내면의 불안과 공포, 그리고 절묘한 반전을 섬세하게 담아냅니다. 『환상의 여인』 외에도 『검은 옷을 입은 신부』, 『공포의 검은 커튼』,『상복의 랑데부』등의 작품이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으며, 많은 소설이 영화화되기도 했습니다. - 출처 : 나무위키 참고
사건의 시작, 사라진 여인
헨더슨은 부인과 다투고 집에서 나와 우연히 들린 바에서 우연히 만난 독특한 모자를 쓴 여인에게 같이 공연을 보자고 제안합니다.
저녁 식사와 공연을 보고 집에 돌아왔을 때 아내가 살해되어 있었습니다.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헨더슨이 알리바이를 증명하기 위해 그날 만났던 여인을 찾는 이야기입니다.
매력적이지만 아쉬운 고전 미스터리
윌리엄 아이리시의 『환상의 여인』은 고전 미스터리 소설 중에서도 손꼽히는 작품이지만, 현대 독자의 시선에서 보면 분명 아쉬운 점도 존재합니다. 추리소설에 익숙한 독자라면 특히 몇몇 요소에서 답답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1. 지나치게 우연에 의존한 전개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환상의 여인’은 사건 당일 헨더슨과 함께 있었지만, 어떤 단서도 남기지 않고 사라진 존재입니다. 이 여인을 추적하는 과정은 흥미롭지만, 결정적인 진전이 이뤄지는 순간마다 우연한 만남이나 갑작스러운 깨달음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건 해결의 열쇠가 치밀한 추리보다는 우연에 기대고 있다는 점은 미스터리 장르로서의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부분입니다.
2. 여성 캐릭터의 희생적 묘사
주인공의 애인 캐럴은 끝까지 그의 무죄를 믿고 위험한 상황에도 홀로 뛰어듭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그녀의 캐릭터가 지나치게 헌신적이고, 남성 주인공을 위해 희생하는 인물로만 그려지는 점은 아쉽습니다. 당시 시대적 배경을 고려하더라도, 여성 인물의 능동성과 주체성이 많이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3. 느린 전개와 설명 위주의 서술
소설 전반에 걸쳐 느껴지는 고전 특유의 묘사 방식은 장점이자 단점입니다. 감정선이 섬세하게 그려지는 반면, 현대 독자 입장에서는 사건 전개의 속도가 지나치게 느리고, 설명이 반복되는 듯한 인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중반부는 주요 인물의 회상이나 주변 인물들의 증언이 이어지며 긴장감이 다소 느슨해지는 구간이 있습니다.
4. 현실성과의 거리감
캐럴이 홀로 도시를 누비며 단서를 모으는 과정은 흥미롭지만, 실제 상황이라면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만한 부분들이 많습니다. 경찰도 포기한 사건을 여성이 위험을 감수하면서 파헤칠 수 있는가에 대한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이는 서스펜스를 위해 의도된 설정이겠지만,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리뷰를 마치며
환상의 여인을 찾기 위해 도시의 이면을 헤매기 시작하죠. 그녀의 여정을 따라가며 독자는 다양한 인물들과 맞닥뜨리게 되며, 기억이라는 것이 얼마나 주관적이고 취약한 것인지를 절감하게 됩니다.
결말은 고전 미스터리로서 매우 강렬한 임팩트를 줍니다.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서사, 믿음의 배신이라는 주제는 오늘날까지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죠.
"그만한 우정에는 유통 기한이 없는 법이거든. 예전에 그랬다면 지금도 그럴 거야. 지금 안 그렇다면 예전에도 안 그랬다는 방증이고." p133
이 말이 사실이라면 좋을 텐데….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 심리 서스펜스를 좋아하는 사람
- 고전 미스터리의 매력을 느끼고 싶은 사람
- 반전 있는 소설을 찾는 사람
- 영화적 감성을 선호하는 사람
3대 추리소설에 같이 언급되는 소설이죠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 애거서 크리스티 <누가 그들을 죽였을까?>
도서 소개섬이라는 폐쇄된 공간에서의 연쇄 살인 이라는 설정은 이후 수많은 추리소설에 영향을 주었다.영국 원제 Ten Little Niggers로 1939년 발간되었다가 미국에서 And Then There Were None (그리고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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