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와 벌, 행동에 대한 책임과 벌의 형태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만드는 소설입니다.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려는 인간 본성에 대하여 때로는 비윤리적이거나 사회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음을 묘사합니다.
작품소개
'사쿠마'는 대기업인 캠페인 프로젝트 담당 팀장으로, 기획이 마무리되어 실행 사인만 나면 되는 단계인 상황에서 회장 아들 ‘가쓰라기 가쓰토시’ 지시로 두 가지 조건을 걸고 다시 기획을 진행하겠다는 통보를 합니다.
첫 번째 조건은 환경 문제에 대한 대책을 전면에 내세울 것, 두 번째 조건은 리더 사쿠마를 교체할 것.
분노와 굴욕감을 느끼던 사쿠마는 술김에 충동적으로 회장 집 앞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담장을 넘어 나오는 소녀를 발견하고 미행을 하게 됩니다.
'가쓰라기 주리'라고하는 그녀에게 거짓 유괴를 제안받지만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다음날 회사에서 가진 미팅에서 가쓰라기에게 굴욕을 느낀 사쿠마는 결국 유괴 게임을 하기로 합니다.
스톡홀름 증후군
두 사람의 관계를 스스로 그렇게 부릅니다.
두 사람의 상호 의존과 이해는 감정적인 동정을 느끼게 됩니다. 더 나아가서 독자에게 범인에 대한 감정적 동화를 유도하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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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2005년 / 역:권일영 / 출판:RHK | 발행:2015년 / 역:권일영 / 출판:RHK | 발행:2017년 / 역:권일영 / 출판:RHK |
감상 포인트 : 히가시노 게이고가 말하는 벌의 의미는?
처벌받지 않은 죄인?
소설은 죄의 뒷모습을 드러낸 이들에 대하여 법적인 심판 없이 마무리됩니다.
독자는 이대로 끝난 것인가를 묻게 됩니다.
하지만 히가시노는 반문합니다. “당신은 진정한 벌이 감옥에만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가면을 쓴 삶
소설에는 사쿠마를 통해 가면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누구나 그 상황에 맞는 가면을 쓰고 있다는 것. 그 가면을 벗기려고 해서는 안 돼. 누군가의 행위에 일희일비한다는 건 무의미한 일이지. 어차피 가면에 불과하니까. 그래서 나도 가면을 쓰기로 했어.”
사쿠마에게 가면은 자기방어의 의미가 있지만, 치하루에게는 반대로 가면의 삶이 얼마나 내면을 파괴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미가 있습니다.
소설은 유괴를 공모하면서도 죄인이라는 자각이 없습니다.
겉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사실상 그 들은 깊은 고립 속에서 살아가게 됩니다.
히가시노 게이고가 말하는 형벌은 감옥이 아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세계에서 형벌은 법정이 내리는 판결이 아닙니다.
법의 심판을 받지 않았어도, 그 삶이 망가졌다면 그것이 형벌이라고 말합니다.
소설 속에서 나타나는 비형식적 처벌
- 공모 : 가족과의 범죄 공모는 가족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을 상징합니다.
- 가면 : 가면을 쓰며 타인에게 맞춰 살아가야 하는 사람은 공허와 단절을 상징합니다.
소설에서 죄에 대한 단죄로 느껴지는 카타르시스를 주지 않습니다.
이대로 살아간다고 해도 괜찮은 걸까 하는, 죄에 관하여 판단을 유예하는 결말을 보여 줍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우리에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벌은 눈에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도 벌을 받고 있는 중이라고 말입니다. 때로는 그것이 더 무서울 수 있다고 말입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다른 가면 《매스커레이드 시리즈》 비교
매스커레이드 시리즈에서 인간은 누구나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가면은 타인에 대한 이해와 직업적 역할 수행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 『게임의 이름은 유괴』: 타인을 속이기 위한 가면 – 자기방어 / 자아상실 / 고립, 단절, 관계파괴
- 『매스커레이드 시리즈』: 역할 수행을 위한 가면 – 타인이해 / 책임수행 / 이해, 공감, 관계회복
두작품에서 말하는 가면의 본질
- 『게임의 이름은 유괴』 : 인간 존재의 공허함, 자기 소외에 대한 경고 / 존재를 감추기 위한 비극적 가면
- 『매스커레이드 시리즈』: 단절이 아닌 연결의 장치로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음 / 진실에 다가가기 위한 전략적 가면
가면은 쓰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왜 썼는가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가면을 썼다는 의미가 심리적 방어인지 아니면 범죄의 위장인지를 분명히 구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 리뷰보기 : 히가시노 게이고 매스커레이드 시리즈 4편 - 작품별 특징 & 출간순서
『게임의 이름은 유괴』는 이런 독자에게 추천합니다
- 심리적, 사회적 갈등을 중시하는 분
- 범죄와 형벌, 처벌의 의미를 고민하는 분
- 철학적 메시지가 있는 작품을 선호하는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