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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히가시노 게이고 <동급생> 리뷰 - 소설 속 내용에 대한 고찰

by handrami 2025. 4. 12.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 '동급생' 책 표지 직접 편집한 이미지
Copyright ⓒ 1996 Keigo Higashino / 2019년 옮긴이:민경욱 출판:소미미디어

작품 소개

남녀공학 고등학교 야구부 매니저를 하던 유키코의 죽음으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얼마 후 학교에는 유키코가 임신 중이었다는 소문이 들립니다

야구부 주장 이자 3학년인 '니시하라'는 본인이 아기의 아빠임을 밝히고 사건의 정면에 나섭니다.

사건은 이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커져 갑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동급생은 청소년의 성과 책임, 사회적 모순, 책임을 나누려는 시도이자 사회적 침묵에 대한 저항이라고 생각됩니다. 소설은 이처럼 사회 비판적 메시지를 담고 있어, 독서 후 묵직한 여운을 남기는 작품입니다.

 

히가시노 게이고 팬이라면 물론, 사회 비판적 내용을 담은 작품을 찾는 분들께도 충분히 매력적인 소설이라 생각합니다.

 

 

감상 포인트

히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심리 묘사

이 작품은 기존 히가시노 게이고의 대표작들처럼 사건 중심이 아니라, 인물 간의 관계와 심리의 흐름을 따라가는 데 중점을 둡니다. 특히 진실을 알아버린 자의 죄책감그 와중에서도 자신의 의도를 내보이고 싶어 하는 이기심을 섬세하게 그려내, 독자로 하여금 몰입을 유도합니다.

 

살인사건을 다루는 소설임에도 어느 부분에서는 연애소설을 읽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처음엔 일어난 일에 대한 책임과 문제를 바라보며 흘러가지만, 중후반부부터 새로운 사건의 발생과 함께 사건이 급격히 고조되며 독자를 빨아들입니다.

 

 

하고 싶은 말

○ 고등학생의 임신에 대한 1996년과 현재의 인식 변화

소설이 집필되었던 당시는 한국이나 일본 모두 임신한 여학생을 문제 학생이나 퇴학 대상으로 여겼고, 특히 일본은 부끄러운 일이라는 인식이 강했다고 합니다.

 

임신 사실이 알려지면 학교생활 끝이라는 분위기였던 당시에서, 지금은 그나마 학생의 미래 선택권을 존중하고, 제도적으로 지원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점에서 가장 큰 변화라 할 수 있을 겁니다.

 

 현재 한국과 일본의 대동소이(大同小異)한 문제점

  • 양국 모두 존재하는 제도가 잘 작동되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있음
  • 법적 권리는 존재하지만, 여전히 학교 현장에서는 사문화된 경우가 많음

   사회적 낙인

  • 여전히 학생이 임신했다는 것 자체에 대한 비난과 낙인이 존재하며, 제도보다 사회 분위기의 개선이 더 시급하다는 평가가 많음

   남학생 책임 회피

  • 대부분 지원책이 여성 중심이고, 임신에 책임 있는 남학생은 사실상 제도 밖에 놓이는 경우가 많음

 

 니시하라의 행동이 시사하는 점

이런 상황에서 니시하라의 선택은 큰 용기였다고 생각됩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니시하라를 통하여 책임의 나눔이자 공감의 행동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임신은 여성의 일이라는 편향된 인식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남학생이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드러낸다는 것은, 함께 책임져야 할 문제라고 사회에 외치는 행위로 보입니다. 아마도 당시 사회가 무시해 온 남성의 임신 책임을 상기시키려는 목소리를 낸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인상 깊었던 포인트

"뭔가 쫓기는 심정으로 최선을 다했다"

 

인간 내면의 후회, 죄책감, 자책을 표현한 느낌입니다.

물리적 능력뿐 아니라 감정과 에너지까지 다해 몰입했다는 뜻과 상황에서 어느 순간 휩쓸리듯 그 자리에 쫓기듯 서 있는 느낌이 공존하여 느껴집니다.

 

자신들이 한 짓이 잘못된 일이고 그것이 원인이 되어 유키코가 죽었다는 것을 인정하길 바랐습니다. 그것뿐입니다.

 

히가시노 게이고 동급생 2019년 소미미디어 책표지 이미지
히가시노 게이고 동급생 2013년 창해출판 책표지 이미지
2019년 옮긴이:민경욱  출판:소미미디어 2013년 옮긴이:신경립  출판:창해

 

방과 후vs 동급생』 – 히가시노 게이고의 청춘 인식 변화 비교

비교 『방과 후』(1985) 『동급생』(1996)
장르 본격 추리소설 사회성 있는 심리 드라마
주제 여고생 사이의 살인 미스터리 청소년 임신과 책임
시선 교사 중심, 관찰자 시점 학생 중심, 감정의 내면 묘사
사회적 메시지 약함과 질투, 폐쇄된 세계 비판 책임, 낙인, 청소년 현실 고찰

 

방과 후』가 청춘을 배경으로 하지만 청춘 자체를 깊이 탐색하지는 않습니다인간적인 갈등보다는 누가 왜 죽였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동급생』은 추리 없이도 사람을 움직이게 할 수 있다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내면 성장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청춘의 일상 속에서 벌어질 수 있는 현실적인 사건(임신)을 가지고 사회적 책임과 도망치고 싶은 마음, 두려움 같은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방과 후』에서 시작된 청춘이라는 무대를 『동급생』에서는 청춘의 밝은 면과 어두운 현실 모두를 품은 공간으로 확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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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가시노 게이고 <방과 후> 리뷰 - 천재 미스터리의 데뷔작

 

히가시노 게이고 <방과 후> 리뷰 - 천재 미스터리의 데뷔작

작품 소개히가시노 게이고의 데뷔작이자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히가시노 게이고가 처음부터 남다른 재능을 지니고 있었음을 실감하게 합니다. 데뷔작이라고 생각하지 못할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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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독자에게 추천합니다

  • 사회적 갈등이나 청소년 문제에 관심이 많은 분
  • 심리적 긴장감을 좋아하는 분
  • 사회적 윤리와 도덕에 관심이 있는 분
  • 짧은 시간 안에 완독 가능한 추리소설을 찾는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