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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히가시노 게이고 <방과 후> 리뷰 - 천재 미스터리의 데뷔작

by handrami 2025. 4. 12.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 '방과 후' 책 표지 직접 편집한 이미지
Copyright ⓒ 1985 Keigo Higashino / 2017년 옮긴이:양윤옥 출판:소미미디어

 

작품 소개

히가시노 게이고의 데뷔작이자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히가시노 게이고가 처음부터 남다른 재능을 지니고 있었음을 실감하게 합니다.

<에도가와 란포상은 일본 추리작가 협회에서 추리소설을 장려하기 위해 만든 상으로 추리작가의 등용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데뷔작이라고 생각하지 못할 만큼 소설은 구성이 매우 치밀합니다. 특히 '방과 후'라는 한정된 시간대와 학교라는 익숙한 공간 설정이 독자가 몰입감을 느끼게 만듭니다.

 

비교적 적은 분량의 작품이지만 특유의 논리적 추리와 의외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작가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이질적인 사건을 통해 "누구나 범인이 될 수 있다"라는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합니다.

또한, 작중 인물들이 하나같이 현실감 있게 그려져 있어 이야기 속으로 쉽게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교사들 간의 미묘한 감정선, 학교 내 권력 구조, 학생들과의 거리감 등은 단순한 추리소설 이상의 사회적인 시선도 담겨 있습니다. 이런 점은 이후 히가시노 게이고가 사회파 추리로 확장하는 데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방과후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시작이지만, 그 자체로 완성도 높은 본격 추리소설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단편적이고 단순할 것이라는 선입견과는 달리, 마지막 페이지까지 긴장감을 잃지 않는 전개와 묵직한 여운을 남기는 결말은 그의 저력을 보여줍니다.

 

이제는 어느새 고전 작품에 들어갈 수준이 되었습니다.

 

 

감상 포인트

'마에시마'는 평범한 수학교사로 대학시절 양궁부 경험이 있다는 이유로 양궁부 동아리 고문을 맡고 있습니다. 특별한 사명감 없이 교사를 직업으로 가진 그런 그는, 누군가 자신을 죽이려고 하는 인간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여학교를 배경으로 한 밀실 살인 사건

그러던 중 남자 교사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그중 하나는 탈의실 밀실 살해 사건입니다. 추리소설에서 밀실 사건은 흥미로운 퍼즐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초기 밀실 살인 사건을 감상해 볼 수 있습니다.

 

 

하고 싶은 말

히가시노 게이고의 팬이라면 그의 데뷔작이라는 타이틀은 매우 큰 매력이며 필독서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작가의 초창기 스타일을 느껴보고 싶다면, 방과후는 더없이 좋은 출발점이 되어줄 것입니다.

물론, 처음 입문하는 독자에게도 부담 없이 권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여고를 배경으로 청소년기 여성의 심리를 세심하게 나타내는 부분들이 1985년도 남성 작가의 손에서 쓰여졌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마에시마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마애시마의 아쉬움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후 작품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여성 등장인물이 이야기의 중심에 있거나, 예측하기 힘든 선택과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등장인물을 통해 사회적 문제를 제시하는 경우가 많이 나타납니다.

 

"암묵의 룰을 깬 것 같은 느낌이야"

 

사실 이 말을 하게 된 이유 부분이 좀 뜬금없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니 솔직히 없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마에사마 별명 티칭 머신결코 간섭하는 일이 없다는 이유로 학생들이 붙여준 별명에 균열이 생겼다고 생각되며, 티칭머신 그대로 남았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요코의 진술에서 '머신'이라서 우리를 인간으로 봐주는 것 같다.라는 말과 함께 겹쳐 보이며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다른 작품들과의 비교

히가시노 게이고의 대표작 중 하나인 용의자 X의 헌신과 비교했을 때, 방과후는 전개 방식이나 깊이에서는 비교적 단순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데뷔작에서부터 엿보이는 논리 전개 방식과 인물의 동기 분석, 극적인 반전 타이밍은 이후 작품들의 원형처럼 느껴집니다.

 

가가 형사 시리즈에서 형사나 경찰이 주인공인 후속작들과 달리, 방과후는 학교라는 공간을 통해 좀 더 일상적인 시선으로 살인을 바라본다는 점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비밀이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처럼 감동적인 요소가 있는 작품과는 결이 다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히 히가시노 게이고의 세계관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됩니다. 작가의 초기 스타일, 그리고 그가 어떤 방향으로 변화해갔는지를 알고 싶은 독자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작품입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다른 작품 리뷰 보기

▷ 히가시노 게이고 <용의자 X의 헌신> 리뷰 – 헌신이라는 이름의 완전범죄

▷ 히가시노 게이고 <비밀> - 여운이 깊은 감성 미스터리 추천

▷ 히가시노 게이고 <가가형사 시리즈 11편> - 순서 & 한눈에 보기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 방과후 소미미디어 출판 책표지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 방과 후 창해 출판 책표지
2017년 옮긴이:양윤옥 출판:소미미디어 2007년 옮긴이:구혜영 출판: 창해

책 속 문장 줍기

"아무래도 기나긴 방과 후가 될 것 같다."

 

이 책의 제목과 관계가 있는 문장입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뭔가 찡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소설을 읽고 느낀 여운이었는지, 아니면 그냥 나만의 어떤 이유에서인지 아직도 그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이런 독자에게 추천합니다

  • 히가시노 게이고를 좋아하는 분 & 처음이신 분
  • 논리적인 추리와 깔끔한 결말을 선호하는 분
  • 추리소설은 좋아하지만, 너무 잔혹하거나 무거운 분위기는 부담스러운 분
  • 짧은 시간 안에 완독 가능한 추리소설을 찾는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