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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히가시노 게이고 <아름다운 흉기> 인간 흉기의 탄생, 그 뒤에 숨은 진실

by handrami 2025. 5. 2.

도핑을 소설의 모티브로 사용한 『 아름다운 흉기 는 한편의 액션 영화를 떠오르게 합니다.

복수를 위해 무차별적인 살인을 저지르지만, 악당을 처치하듯이 극적인 전개와 장르적 재미를 충분히 제공합니다.

 

인간의 본능적인 폭력성을 여과 없이 보여줌으로써 오히려 인간에 대한 성찰까지 생각하게 합니다.

히가시노 게이고 '아름다운 흉기' 책표지 직접 편집한 이미지
Copyright ⓒ 1992 Keigo Higashino / 2016년 옮긴이 민경욱 출판 RHK

작품소개

차례

  • 1장 한밤의 살인사건
  • 2장 사라진 목격자
  • 3장 타란툴라의 복수
  • 4장 조작된 금메달
  • 5장 도쿄의 고독한 추격자
  • 6장 악마의 실험
  • 7장 함정
  • 8장 희생자들
아름다운 흉기 2008년 책표지 이미지
아름다운 흉기 2016년 책표지 이미지
아름다운 흉기 2018년 책표지 이미지
2008년 옮긴이 민경욱 출판 RHK 2016년 옮긴이 민경욱 출판 RHK 2018년 옮긴이 민경욱 출판 RHK

소설내용

여자가 꿇어앉자 반대로 남자가 일어섰다. 그런데도 두 사람의 얼굴 위치에 큰 차이는 없었다.

 

최근까지 스포츠계에서 활약하던 운동선수 출신 유스케, 쇼코, 쥰야, 다쿠마 4인은 무언가를 찾기 위해 건물로 숨어듭니다.

 

얼마 전 자살한 운동선수로 인해 이들에게는 숨겨야 할 자료를 찾기 위해 숨어들었다가 들키고 맙니다.

그곳에서 제지하는 남자를 얼떨결에 죽이게 되고 창고에 불을 지르고 떠납니다.

 

이 모든 것을 감시카메라를 통해 지켜보던 여자는 네 명의 얼굴과 자료를 출력합니다.

남자 셋 여자 하나
이 자들이 그를 죽였다…. 죽이고, 불태웠다.

 

다 타버린 집터에서 성인 사체가 발견되고, 그 사체에서 열쇠 하나가 발견됩니다.

발견된 열쇠로 건물 뒤편의 창고를 조사하던 순사는 사체로 발견됩니다.

 

센도의 비밀병기로 길들여진 헵태슬런 선수, 타란툴라 같은 소녀는 복수를 위해 그들을 찾아갑니다.

 

여자 헵태슬런 종목 구성:

7개 종목에서 얻은 기록을 점수로 환산해 총합으로 순위를 가립니다.

  • 1일차 : 100m 허들, 높이뛰기, 포환던지기, 200m 달리기,
  • 2일차 : 멀리뛰기, 창던지기, 800m 달리기

남자는 데카슬론 10종 경기가 있습니다.

 

 

감상 포인트: 인간병기가 되어버린 소녀를 통해 바라본 도핑

초인적인 힘을 가지게 된 소녀를 인간병기처럼 만든 소설은 능력주의와 성과지상주의가 만들어낸 괴물에 대한 경고를 보냅니다.

 

작품 속에서 극단적인 약물과 훈련으로 인간이 아닌 흉기가 되어버린 모습은 도핑 스캔들로 얼룩진 스포츠계의 현실을 직시하게 합니다. 메달을 따기 위해, 기록을 경신하기 위해, 선수는 더 이상 사람이 아닌 상품이나 도구로 취급되는 상황이 되어버립니다.

 

현실 속에서도 종종 적발되기도 합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남자 육상 100m에서 1위로 들어왔던 벤 존스는 사흘 만에 금메달을 박탈당하고 기록도 취소당한 비운의 육상선수입니다.

그는 인터뷰에서 운동선수와 기업의 후원, 경기 결과에 따른 막대한 상금 등 약물 복용의 유혹을 떨쳐 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합니다.

 

도핑 책임의 전가 선수만의 잘못인가?

도핑 사실이 드러나면 선수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상황은 이러한 유혹이 끊이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라 생각됩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도핑 선수들의 선택에는 조종과 훈련 속에서 만들어지는 존재들입니다.

도핑 스캔들이 터질 때마다 선수 개인에게만 책임이 집중되는 현실은, 그 뒤에서 약물을 권하거나 방조한 지도자, 협회, 스폰서에게는 책임을 묻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수년 전 러시아 국가 주도의 도핑 스캔처럼 조직이 관여하기도 합니다. 스포츠 무대에서 적발되는 대부분의 사건은 선수 개인의 책임으로 마무리되고, 그 뒤의 구조나 문화는 바뀌지 않습니다. 결국 선수는 소모품이자 희생양이 되는 셈입니다.

 

 

목표와 바꾼 인간성

도핑은 극단적인 육체 능력을 추구합니다. 그들은 훈련과 약물을 통하여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햄을 얻지만, 그 대가로 인간다움을 잃어 갑니다.

 

소설은 예상치 못한 전개와 결말로 충격을 던집니다. 구체적인 내용을 말할 수는 없지만, 소설은 도핑으로 인해 스스로 도구화시키고 괴물이 된 인간을 보여줍니다.

 

비단 스포츠만의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우리는 일상에서도 종종 목표를 위해 사람을 수단화하고, 자기 감정을 외면하며, 자신을 몰아붙이는 일들을 심심치 않게 보고 있습니다.

 

과연 인간은 어디까지 포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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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흉기는 이런 독자에게 추천합니다.

  • 액션 영화 같은 소설을 좋아하는 분
  • 스포츠와 경쟁 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에 관심이 있는 분
  • 인간의 도덕성과 윤리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으신 분
  • 히가시노 게이고의 일반적이지 않은 작품을 보고 싶으신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