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가 2016년에 집필한 이 작품은, 2017년 현대문학을 통해 『위험한 비너스』라는 제목으로 처음 국내에 소개되었습니다. 이후 2024년, 하빌리스에서 『아름답고 위험한 이름, 비너스』라는 새 제목과 함께 개정판으로 다시 출간되었습니다.
소설은 선과 악, 진실과 거짓, 신뢰와 의심이 교차하는 상황을 통해 사람의 이중성과 심리적 스릴을 강조합니다.
'위험한 비너스'는 매혹적인 진실과 거짓의 경계선에 선 인물을 의미하며, 결국 진실을 쫓는 과정에서 우리가 무엇을 믿고 따를 수 있느냐는 질문을 던집니다.
작품소개
수의사 '데시마 하쿠로'는 몇 년째 만난 적이 없는 자신의 이부동생 '야가미 아키토'의 부인이라는 '야가미 가에데'의 전화를 받습니다. 그녀는 아키토가 행방불명이라고 말합니다.
나는 아버지가 없었던 게 아니다. 원래 있었는데 죽었을 뿐이다. p28
이 작품은 하쿠로가 갑자기 실종된 이복동생 아키토의 행방을 찾아 나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아키토의 아내라고 자신을 소개한 가에데와 함께 동생을 찾는 하쿠로는 명문가의 복잡한 유산 상속 문제와 얽히게 됩니다.
소설은 친아버지의 사라진 그림, 양아버지의 연구 자료, 사고사로 알려졌던 친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진실, 그리고 의학과 수학의 난제들이 얽히며 사건은 점점 미궁으로 빠져드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단순한 실종 사건으로 시작했으나, 가족의 숨겨진 비밀과 과학적인 요소들이 결합한 흥미로운 추리 소설입니다.
작품특징
전형적인 탐정물이 아닌 ‘보통 사람’이 중심이 되어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구조:
이 소설의 주인공은 명문가의 유산 상속과 관련된 실종 사건에 휘말리는 인물로, 전문 탐정이 아닌 평범한 사람의 시각으로 사건을 따라가는 구조입니다. 이러한 방식은 독자가 주인공에게 몰입하여 함께 미스터리를 해결해 나가는 재미를 더해줍니다.
아름답고도 의심스러운 여주인공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중적 서사:
실종된 동생의 아내라고 주장하는 의문의 여인이 등장하며 이야기가 시작되고, 그녀를 통해 사건의 이면이나 숨겨진 진실이 드러나는 이중적인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여주인공의 존재 자체가 서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긴장감을 높입니다.
속도감 있는 전개와 히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반전:
이 작품은 550페이지의 장편이지만, 흡입력 있는 전개와 예측 불가능한 반전이 거듭되어 독자들이 책에서 손을 떼기 어렵게 만든다고 합니다. 이는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님의 강점 중 하나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가족, 사랑, 진실, 욕망이라는 보편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주제 의식:
명문가의 유산 상속과 친족 갈등을 배경으로 하며, 이 과정에서 가족 관계, 숨겨진 진실, 인간의 욕망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드러납니다.
이러한 보편적인 주제를 통해 독자들은 단순히 사건 해결을 넘어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할 수 있습니다.
관서의 망
하쿠로 어머니의 유품에 있던 친아버지의 작품 기록에서 사라진 그림의 제목입니다.
이 그림은 ‘프랙털 도형의 결정체’로 묘사되며, 인류가 밝히지 못한 ‘소수의 비밀’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관서의 망’은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소설의 주요한 갈등과 비밀의 중심에 있는 상징적인 그림이고, ‘프랙털 도형’과 ‘울람의 나선’은 그 그림에 담긴 수학적, 과학적 개념을 통해 소설의 복잡한 플롯과 숨겨진 진실을 탐색하는 장치의 역할을 합니다.
관서: 죄와 허물 등을 너그럽게 용서함 이라고 나왔다. p234
‘울람의 나선’과 마찬가지로 ‘관서의 망’도 원래 영원히 완성되지 못하는 그림이었어. p492
프랙털 도형 (Fractal 도형)
프랙털 도형 이미지는 매우 복잡하고 섬세한 기하학적 패턴을 특징으로 합니다. 가장 큰 특징은 '자기 유사성'입니다. 즉, 도형의 일부를 확대했을 때 전체 도형과 같은 모양이 반복해서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울람의 나선 (Ulam spiral)
울람의 나선 이미지는 정수(자연수)를 나선형으로 배열한 다음, 그중에서 소수(prime number)만 특별히 표시(예: 점을 찍거나 색을 칠하는 방식)하여 시각화한 것입니다.
천재가 반드시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불행한 천재를 만들어 내기보다 행복한 범재가 많아지도록 노력하고 싶다. p534
예측 불가능한 자연현상을 과학을 이용하여 계산하는 능력을 가진 ‘마도카’가 등장하는 SF적요소와 살인사건을 다룬 히가시노 게이고의 라플라스 시리즈 리뷰보기
▷ 히가시노 게이고 <라플라스의 마녀> 과학으로 풀어내는 미스터리, 라플라스 시리즈 첫 번째
▷ 히가시노 게이고 <마력의 태동> 상처 입은 이들과 함께하는 '라플라스 시리즈' 두 번째
▷ 히가시노 게이고 <마녀와의 7일> '라플라스 시리즈' 세 번째
『아름답고 위험한 이름, 비너스』는 이런 독자에게 추천합니다.
- 과학적 미스터리에 관심 있는 분
- 반전이 있는 스토리를 좋아하는 분
- 복잡한 인물 관계와 가족의 비밀에 대한 이야기에 끌리는 분
- 서서히 쌓아가는 분위기와 복선을 즐기는 분
초반의 섬세한 복선과 인물 묘사는 후반부의 충격적인 반전을 더욱 강렬하게 만듭니다.
윤리적 경계에 놓인 주인공의 갈등과 예기치 못한 사랑은 독자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책장을 덮는 순간까지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팬은 물론, 과학적 미스터리와 심리 스릴러를 사랑하는 독자에게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