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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히가시노 게이고 단편집 <살인 현장은 구름 위> 구름 위에서 바라본 인간의 민낯

by handrami 2025. 5. 5.

승무원 동기 통칭 A코와 B코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7편의 독립적인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이야기입니다.

1989년 일본에서 발표된 작품으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초기작에 속하는 추리 소설입니다.

인간 심리보다는 추리의 재미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비행기라는 공간 제약을 이용한 알리바이 트릭등 A코와 B코의 캐미가 돋보입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살인 현장은 구름 위' 책표지 편집한 이미지
Copyright ⓒ 1989 Keigo Higashino / 2019년 옮긴이 김난주 출판 재인

작품소개

  • K호텔 살인의 밤
  • 분실물에 유의하세요
  • 중매석의 신데렐라
  • 길동무 미스터리
  • 아주 중요한 분실물
  • 허깨비 승객
  • 누가 A코를 노리는가

 

신일본 항공 동기 A코와 B코는 회사에서 유명합니다. 이유는 하늘과 땅, 해와 별, 석탄과 다이아몬드 만큼 다릅니다.

  • 하야세 에이코, 통칭 A코 : 도쿄대 중퇴, 입사시험 1차에서 최종면접까지 톱으로 통과
  • 후지 마미코, 통칭 B코 : 입사시험 1차에서 최종면접까지 아슬아슬하게 턱걸이 통과

A코와 B코의 설정을 보면 히가시노 게이고의 수상한 사람들 속 단편 '등대에서''좋은 관계'가 떠오릅니다.

그러나 소설을 읽으면서 형태는 등대에서의 좋은 관계 형태였지만 내용상으로는 '홈즈와 왓슨'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관계를 이루는 두 사람의 태도에 따라 관계는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을하게 됩니다.

 

1. 밀실보다 더한 고립 공간 비행기

비행기 안이라는 공간은 도망도, 외부 개입도 불가능한 곳입니다. 히가시노는 이 폐쇄적인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치밀한 트릭을 구상합니다.

2. 추리의 핵심: 누구도 벗어날 수 없는 상황

기내에 탑승한 모든 승객은 일종의 알리바이를 갖고 있습니다.

이 조건 속에서 누가, 어떻게 살인을 저질렀는지를 파헤치는 것이 관건입니다.

3. 초기 히가시노 특유의 논리적 퍼즐

이 시기 작품들은 트릭 중심의 이야기로, 인간 심리보다는 어떻게 죽였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K호텔 살인의 밤》

가고시마에서 항공 승무원이 묵을 때 정해져 있는 호텔의 바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비행 중 복통을 호소하던 손님이 승무원들과 합석하게 되고 그날 밤 그의 부인이 호텔 방에서 살해됩니다.

 

승무원과 같이 있던 남편은 자연스럽게 알리바이가 생기고 사건은 미궁으로 빠지게 됩니다.

A코는 사건 해결에 협조하며 트릭에 대해 추리하기 시작합니다.

 

분실물에 유의하세요

참가자 전원이 아기를 동반하는 베이비 투어는 아기로 인한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평소 같으면 주위에 폐가 될까 봐 몸을 움츠렸을 그들도 집단을 이루니 더없이 당당했다.

 

승객이 모두 내린 후 두고 내린 물건이 없는지 점검할 때 갓난아기가 남아있었습니다.

베이비투어 승객에게는 모두 자신의 아기가 있었습니다.

 

사실 소설 속에서처럼 하는 게 더 어렵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고의가 없는 ‘유괴’

처음 아이를 데리고 간 것이 정말로 자신의 아이라고 믿었고, 고의가 없었다면 형법상 유괴죄는 성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살인 현장은 구름 위에서는 진실을 어느 순간 인지한 것으로 묘사합니다.

인지 이후로는 아이를 기내에 두고 내린 행위는 유기죄성립이 가능하며, 아이가 위험에 처했다면 법적 책임은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현실 같은 경우라면 자신도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소설처럼 행동하기가 더 쉽지 않을 것이라 믿고 싶습니다.

 

중매석의 신데렐라

점프 시트(Jump Seat)는 승무원이 이착륙 시 착석하는 접이식 좌석입니다.

바로 그 앞에 일반 승객 좌석(특히 1, Bulkhead seat)이 있는 경우, 승객과 승무원이 마주 보게 됩니다.

이착륙 시 안전 상황을 빠르게 확인하고 승객을 도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승무원은 착석 중에도 기내 상황을 관찰해야 해서, 일부러 승객을 바라보는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 자리를 중매석이라는 표현으로 유머스럽게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길동무 미스터리

유명한 과자가게 주인은 2달 전 고액의 보험에 가입한 상태로 호텔에서 사체로 발견됩니다.

A코와 B코도 가끔 들렸던 곳이라 부부와 안면이 있었던 관계로 사망원인을 조사하게 됩니다.

 

마지막 결론에서 이해할 수 없는 결말로 끝나버립니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A코와 B코는 이번에도 사건의 본질에 도달합니다. 그런데 마지막에 경찰에는 얘기하지 말라는 말에 아무렇지도 않게 고개를 끄덕이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냥 끝나버립니다.

 

그녀들의 추리가 사실이라면 아무 죄 없이 살해된 사키코의 억울함은?

 

독자를 불편하게 하는 진실

윤리적 딜레마? 가해자가 동정할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아무 죄도 없는 사람이 이유 없이 희생되었다면, 그것은 단순한 동정이나 이해로 결코 넘어가서는 안 되는 무고한 생명에 대한 범죄입니다.

 

그럼에도 히가시노 게이고는 그 불편함을 독자에게 넘겨 버립니다.

공감과 정의를 충돌시키는 방법이 나에게는 불편합니다.

 

 

아주 중요한 분실물

이륙중인 비행기의 화장실에서 A코는 유서를 발견합니다.

화장실을 이용한 승객은 6, 그들 중 유서의 주인은?

 

 

허깨비 승객

A코는 항공 객실과로 걸려 온 살인을 저질렀다는 범인의 전화를 받게 됩니다.

조만간 도쿄만에 여자 시신이 떠오르면 다시 전화하겠다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습니다.

 

 

누가 A코를 노리는가

A코가 근무하던 비행기의 탑승 여부가 범인에게는 알리바이 성립의 여부가 판결됩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다른 단편집 리뷰보기

▷ 히가시노 게이고 단편집 <범인없는 살인의 밤> 범인은 없지만, 의도는 있었다

▷ 히가시노 게이고 단편집 <수상한 사람들> 익숙한 얼굴 속 수상한 진실

 

 

살인 현장은 구름 위는 이런 독자에게 추천합니다.

  • 짧고 가볍게 읽을거리를 찾으시는 분
  • 현실감 있는 기내 묘사와 특수 설정을 좋아하는 분

 

히가시노 게이고의 초기 단편집은 복잡한 묘사보다는 사건의 구조와 전개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후기에 비해 문장이 간결하고 추리 퍼즐에 집중되어 있어 정통 추리 소설의 느낌이 강합니다.

 

그의 작가로서의 문체적 실험과 추리적 세계관의 기반을 마련한 작품군으로 평가됩니다. 이 시기의 단편들은 후일 그가 장편에서 보여줄 사회비판, 트릭의 정교함, 인간 심리의 탐구로 확장되는 토대를 마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