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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이야기

『세계 추리소설 필독서 50』으로 떠나는 미스터리의 대서사시

by handrami 2025. 9. 5.

우리의 일상 속에는 늘 풀리지 않는 의문과 숨겨진 진실이 존재합니다. 이는 인류가 오래도록 탐닉해 온 미스터리의 본질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미스터리를 가장 매혹적으로 형상화한 문학 장르가 바로 '추리소설'이며, 단순한 사건 해결을 넘어 인간 심리의 깊은 곳을 파고들고, 사회의 어두운 면을 비추며, 때로는 존재론적인 질문까지 던집니다. 이처럼 방대하고 다층적인 추리소설의 세계를 한 권의 책으로 응축하여 제시하는 특별한 가이드북이 있어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바로 세계 추리소설 필독서 50입니다.

세계 추리소설 필독서 50 책표지 편집한 이미지
2025년 무경 박상민 박소해 이지유 조동신 출판 센시오

 

책 표지에 새겨진 "5인의 추리소설 작가가 직접 소개하는 추리소설 명작 50"이라는 문구가 단연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이 책은 여느 베스트셀러 목록과는 궤를 달리합니다. 단순히 대중적 인기를 누렸던 작품들을 나열하는 것을 넘어, 한국추리작가협회 소속 현직 추리소설 작가 네 분이 직접 선별하고 집필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문학 비평가나 독자가 아닌, 직접 이야기를 창조하고 미스터리를 설계하는 전문가들이 엄선한 필독서라는 점은 이 책이 제공하는 정보의 깊이와 통찰력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그들은 독자들에게 왜 특정 작품이 필독서로 읽혀야 하는지, 그 역사적 의의와 장르적 기여는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우리를 매료시키는지에 대한 깊이 있는 시각을 제공합니다. 이는 마치 추리소설의 복잡한 계보와 매혹적인 서사를 세심하게 풀어나가는 숙련된 안내자의 역할과 같습니다.

 

추리소설의 역사를 아우르는 시간 여행

세계 추리소설 필독서 50은 추리소설의 서막을 열었던 기념비적인 작품에서부터 여정을 시작합니다. 특히 이전에 블로그를 통해 최초의 추리소설로 소개했던 에드거 앨런 포1841년 발표한 모르그가의 살인사건이 첫 번째 필독서로 소개되는 것을 보고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그야말로 모든 추리소설의 원형이 된 작품이며, 현대 추리소설의 근간을 이루는 '명탐정의 등장', '밀실 살인', '수사 과정의 논리적 추론'과 같은 핵심 요소를 제시하며 장르의 기틀을 확립한 모르그가의 살인사건은 어쩌면 필독서 목록의 첫 자리가 당연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어서 책은 19세기 말 황금기를 꽃피웠던 영국의 거장들을 조명합니다. 아서 코난 도일의 불멸의 탐정, 셜록 홈즈는 전 세계 독자들에게 '탐정'이라는 직업에 대한 로망을 심어주었으며, 지금껏 수많은 후대 작품에 영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논리적 사고와 비범한 관찰력으로 복잡한 사건의 실타래를 풀어내는 홈즈의 모습은 오늘날까지도 추리소설의 표본이자 독보적인 아이콘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추리소설의 황금기를 이끈 애거서 크리스티와 같은 작가들의 작품들을 통해, ‘클로즈드 서클(밀실)’ 미스터리, 반전의 묘미, 그리고 치밀한 플롯 트릭의 발전 과정을 흥미롭게 따라갑니다. 책은 이러한 고전 명작들이 단순히 옛것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현대 추리소설의 수많은 기법과 아이디어의 원천이 되었음을 상세히 설명합니다.

 

다양한 추리소설의 스펙트럼을 담아내다

세계 추리소설 필독서 50은 단지 시간적 흐름만을 따르는 것을 넘어, 추리소설이라는 거대한 장르가 품고 있는 무수한 다양성을 보입니다. 냉철한 논리와 증거를 기반으로 한 하드보일드(Hard-boiled) 소설, 인간 심리의 복잡한 이면을 파고드는 심리 스릴러, 때로는 유머러스하고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사건이 벌어지는 코지 미스터리, 그리고 과학적 지식을 활용한 트릭이 돋보이는 과학 추리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하위 장르들을 아우릅니다.

 

특히 제가 관심을 두고 있는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작품, 용의자 X의 헌신또한 "본격 미스터리의 기준을 확장한 화제작"이라는 표제와 함께 이 필독서 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처럼 책은 장르의 뿌리부터 현재를 아우르는 폭넓은 시야를 제공합니다.

 

이 책이 핸드라미에게 주는 가치

'세계 추리소설 필독서 50'은 독자에게 어떤 의미를 지닐까요?

사실 소개된 작품들 대부분이 고전이 많아 30여 권은 처음 접하는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이 책을 단순히 읽어야 할 작품 목록으로 생각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저에겐 추리소설을 더욱 깊이 있고 풍성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돕는 길잡이 역할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1. 장르의 근간과 발전 이해

추리소설은 19세기 중반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에서 시작되어, 셜록홈즈, 애거서 크리스티 등 수많은 고전 작가들을 통해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현재의 추리소설들이 선보이는 다양한 트릭이나 플롯, 캐릭터 유형 등은 대부분 고전 작품에서 그 원형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장르 자체를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뿌리가 되는 고전 작품들을 빼놓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추리소설의 '기원''발전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2. 문학사적 의의

어떤 분야든 '필독서'라고 불리는 목록에는 그 분야의 문학적, 역사적, 예술적 중요성을 지닌 작품들이 포함되기 마련입니다. 단순히 대중적인 인기나 최신 트렌드를 따르기보다는, 장르에 미친 영향력이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선구적인 작품들이 더욱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이는 마치 현대 문학을 공부하면서 고전문학을 반드시 함께 다루는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3. 전문가들의 큐레이션 의도

한국추리작가협회 소속 작가들이 이 책을 기획할 때, 아마도 추리소설의 '본질''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주고자 했을 것입니다. 이는 독자들이 한 가지 스타일의 추리소설에만 매몰되지 않고, 다양한 시대와 하위 장르를 넘나들며 추리소설의 다채로운 매력을 경험하기를 바라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고전은 여전히 많은 현대 작가에게 영감을 주는 원천이기도 합니다.

 

현재의 독자들이 보기에 좀 더 최신의 작품들로만 이루어진 '필독서' 목록이 필요하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이 제시하는 고전 위주의 목록은 추리소설을 깊이 있게 파고들고자 하는 애호가들에게는 장르의 유구한 역사와 변천사를 경험할 수 있는 매우 가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통해 과거의 명작들을 접하며, 현재 즐겨 읽고 있는 현대 추리소설들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를 되짚어 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얼마나 여기에 나열된 작품들을 찾아 읽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어떤 의미를 부여할 때마다 한 개씩 찾아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벌써 몇 개는 목록에 추가해 두었습니다.

 

아쉽다고 생각되는 부분이라면, 작가들이 이것을 하자 저것을 하자 의견 충돌이 있었다고 했는데 그 비하인드 스토리가 담겼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목차

  • 01 《모르그가의 살인》에드거 앨런 포 : 추리소설이 내디딘 위대한 첫 발자국
 

최초의 추리소설 : 에드거 앨런 포의 『모르그 가의 살인 사건』

추리소설의 역사에서 최초의 작품으로 널리 인정받는 것은 에드거 앨런 포(Edgar Allan Poe)가 1841년에 발표한 '모르그 가의 살인 사건(The Murders in the Rue Morgue)'입니다.『모르그 가의 살인 사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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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2 《흰 옷을 입은 여인》 윌리엄 윌키 콜린스 : 빅토리아 시대에 탄생한 불멸의 역작
  • 03 《셜록 홈즈의 모험》 아서 코난 도일 : 최고의 명탐정, 세상을 뒤흔들다
  • 04 《노란 방의 비밀》 가스통 르루 : 밀실 트릭의 역사적인 작품
  • 05 《813》 모리스 르블랑 : 아르센 뤼팽 시리즈의 최고 걸작
  • 06 《브라운 신부의 순진》 길버트 키스 체스터턴 : 추리소설의 본질을 탐구하는 유머와 아이러니
  • 07 《심리시험》에도가와 란포 : 일본 추리소설의 아버지가 탄생시킨 다재다능한 탐정
  • 08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 애거서 크리스티 : 추리소설을 한 단계 성장시킨 작품
  • 09 《독 초콜릿 사건》 앤서니 버클리 : 탐정은 전지전능하지 않다
  • 10 《비숍 살인 사건》 S.S. 밴 다인 : 동요를 모티브 삼은 스릴러의 원조
  • 11 《몰타의 매》 대실 해밋 : 험프리 보가트를 기억한다면
  • 12 《의혹》도로시 L. 세이어즈 : 시대를 초월하는 불멸의 명단편
  • 13 《타인의 목》 조르주 심농 : 거장 심농이 말하는 목숨의 값어치
  • 14 《이집트 십자가 미스터리》 엘러리 퀸 : 두 명의 작가가 함께 만든 탐정
  • 15 《Y의 비극》 바너비 로스 : 세계 3대 추리소설로 꼽히는 걸작
  • 16 《세 개의 관》 존 딕슨 카 : 밀실 강의만으로도 읽을 가치가 충분한
  • 17 《레베카》 대프니 듀 모리에 : 화려한 대저택을 지배하는 미녀의 망령
  • 18 《요리사가 너무 많다》 렉스 스타우트 : 미식 미스터리의 원조
  • 19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애거서 크리스티 : 어쩌면 추리소설 역사상 최고일지도 모를 작품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애거서 크리스티 - 누가 그들을 죽였을까?

작품소개섬이라는 폐쇄된 공간에서의 연쇄 살인 이라는 설정은 이후 수많은 추리소설에 영향을 주었습니다.영국 원제 Ten Little Niggers로 1939년 발간되었다가 미국에서 And Then There Were None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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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 《마인》 김내성 : 한국의 에도가와 란포를 찾는다면
  • 21 《빅 슬립》 레이먼드 챈들러 : 하드보일드 탐정 필립 말로의 탄생
  • 22 《환상의 여인》 윌리엄 아이리시 : 서스펜스의 거장이 선사하는 놀라운 반전
 

<환상의 여인> 윌리엄 아이리시 – 사라진 여인을 찾아서

한국에서 세계 '3대 추리소설'이라는 부담감을 가진 소설1942년 출간된 윌리엄 아이리시 작품 환상의 여인은 서구권에서는 그다지 큰 호평을 받지 못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그런 작품이 한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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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 《옥문도》 요코미조 세이시 : 일본 추리소설 베스트 1위 작품
  • 24 《시간의 딸》 조세핀 테이 : 역사 미스터리의 마스터피스
  • 25 《점과 선》 마쓰모토 세이초 : 사회파 미스터리를 발명하다
  • 26 《킹의 몸값》 에드 맥베인 : 반세기 이어진 87분서 시리즈 대표작
  • 27 《웃는 경관》 페르 발뢰, 마이 셰발 : 북유럽 범죄소설의 방향키가 된 역작
  • 28 《자칼의 날》 프레더릭 포사이스 : 아직도 현실은 이 작품을 벗어나지 못했다
  • 29 《형사 콜롬보》 리처드 레빈슨, 윌리엄 링크 : 도치서술 형사 드라마를 소설로 만나다
  • 30 《최후의 증인》 김성종 : 비극적인 현대사의 증인은 누구인가
  • 31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존 르 카레 : 늙은 스파이의 두더지 잡기 게임
  • 32 《인간의 증명》 모리무라 세이이치 : 사회파 미스터리의 수준을 한 차원 높이다
  • 33 《코마》 로빈 쿡 : 메디컬 스릴러의 최고봉
  • 34 《장미의 이름》 움베르토 에코 : 세계적 석학이 남긴 역사 추리소설
  • 35 《점성술 살인 사건》 시마다 소지 : 신본격을 대표하는 작가의 대표작
  • 36 《양들의 침묵》 토머스 해리스 : 아카데미 그랜드슬램에 빛나는 걸작
  • 37 《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 존 그리샴 : 법정 스릴러의 신기원
  • 38 《시인》 마이클 코넬리 : 21세기 미국 범죄수사물의 표본
  • 39 《본 컬렉터》 제프리 디버 : 안락의자 탐정과 법과학 스릴러의 결합
  • 40 《아웃》 기리노 나쓰오 일본 최초로 에드거상 최종 후보에 오른 걸작
  • 41 《13계단》 다카노 가즈아키 :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 중 최단기간 내 베스트셀러 등극
 

다카노 가즈아키 『13계단』 기억을 잃은 사형수, 흔들리는 정의의 계단

데뷔작이자 첫 문학상 수상작다카노 가즈아키의 데뷔작이자 첫 문학상 수상작인 『13계단』은 단순한 추리소설을 넘어 깊은 메시지를 던지는 사회파 미스터리입니다. 사형 제도, 죄의식과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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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2 《모방범》 미야베 미유키 : 일본 신사회파 미스터리 작가의 역작
 

미야베 미유키 <모방범> - 사회파 미스터리의 걸작

소설을 읽게 된 동기시대물 「외딴집」을 읽고 현대물도 궁금해서 선택한 소설입니다.쉽게 선택하기에는 소설의 분량이 만만치가 않습니다.3권으로 되어 있는데 모두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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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3 《빙과》 요네자와 호노부 : 달콤하고 쓰디쓰고 차가운 일상 미스터리의 맛
  • 44 《다빈치 코드》 댄 브라운 : 성배의 비밀을 파헤친 문제작
  • 45 《용의자 X의 헌신》 히가시노 게이고 : 본격 미스터리의 기준을 확장한 화제작
 

히가시노 게이고 <용의자 X의 헌신> 리뷰 – 헌신이라는 이름의 완전범죄

▣ 갈릴레오 시리즈의 걸작히가시노 게이고의 대표작 중 하나인 『용의자 X의 헌신』은 '갈릴레오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입니다.이 시리즈는 천재 물리학자 유카와 마나부, 일명 '갈릴레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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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6 《고백》 미나토 가나에 : 이야미스의 여왕이 쓴 잔혹 미스터리
  • 47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미카미 엔 :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 고서점 미스터리
  • 48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스티그 라르손 : 세계를 강타한 북유럽 스릴러
  • 49 《13.67》 찬호께이 : 홍콩이라는 역동적인 도시를 담아낸 작품
  • 50 《거울 속 외딴 성》 츠지무라 미즈키 : 환상 속 뭉클한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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