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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와카타케 나나미 <불온한 잠> 살인곰 서점의 사건파일 4 - 하무라시리즈

by handrami 2025. 5. 18.

'살인곰 서점의 사건파일' 시리즈의 네 번째 책으로, 주인공 하무라 아키라가 중심이 되어 네 편의 단편 형식의 각기 다른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살인곰 서점의 사건파일' 시리즈는 이별의 수법, 조용한 무더위, 녹슨 도르래, 불온한 잠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와카타케 나나미 '불온한 잠' 책표지 편집한 이미지
Copyright ⓒ 2019 WAKATAKE Nanami / 2021년 역:문승준 출판:내친구의서재

작품소개

하드보일드 추리소설의 특성과 일상적인 사건을 유머러스하게 풀어가는 코지 미스터리의 요소가 어우러져 있으며, 중년의 여성 탐정 하무라 아키라는 기존 남성 탐정 위주의 틀을 깨고 새로운 시도를 보여 줍니다.

 

각기 다른 사건을 다루는 네 편의 단편 형식은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작가의 치밀한 구성력과 인간 심리에 대한 통찰을 엿볼 수 있습니다.

 

차례

  • 1장 거품 속의 나날
  • 2장 새해의 미궁
  • 3장 도망친 철도 안내서
  • 4장 불온한 잠

 

거품 속의 나날

2015년도 5월 중순을 지나 날씨가 안정되기 시작한 어느 화요일.

살인곰 서점으로 장서 처분과 탐정 상담을 하고 싶다는 전화가 걸려 옵니다.

 

남은 수명이 반년이라는 병색이 완연한 사쓰키는 이번에 출소하는 7년 전 인연을 끊은 죽은 친구의 딸 하루카를 자신에게로 데려와 달라는 의뢰를 합니다.

 

쉽게 끝날 줄 알았던 의뢰는 그녀를 납치하려는 무리를 만나게 되고 얽혀있는 일들을 겪게 됩니다.

 

하루카를 데려다주고 의뢰를 마치고 돌아가던 하무라는 사쓰키가 한 말을 떠올립니다.

“탐정양, 그저 그 아이를 내가 있는 곳으로 데려와주면 돼. 반드시, 꼭, 내게로 데려와줬으면 해.”

 

의심되는 결과, 말해주지 않는 진실, 결말은 당혹스럽습니다.

 

 

새해의 미궁

‘편하고 짭짤하다’며 거드름을 부리지만 실제 그랬던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도토종합리서치의 사쿠라이는 철거 직전 폐빌딩의 새해 첫날 하룻밤 경비를 의뢰합니다.

 

자살한 전 주인의 유령이 나온다는 소문에 심령 마니아 사이에서는 유명해진 폐건물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불운의 탐정을 의식한 듯 하무라는 조금은 어이없는 일들을 겪으며 불운의 여탐정 컨셉을 이어갑니다.

 

별다를 것 없던 의뢰는 현장에서 여성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로 전개됩니다.

 

긴장감 있게 흘러가던 이야기는 결말부에서 너무 쉽게 매듭지어지며 다소 아쉬움을 남깁니다.

단편이라는 형식의 한계일 수도 있지만, 이전 하무라 시리즈의 전개 방식으로 보아 이는 작가의 의도적인 설정으로 보입니다.

 

 

도망친 철도 안내서

나는 왜 서점 바닥에서 자고 있던 거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무슨 일이 있었지?

 

특별한 이벤트를 위해 빌려왔던, 미스터리 팬 사이에서 유명한 책인 ABC 철도 안내서를 도둑맞습니다.

도난당한 안내서를 찾기 위해 시작된 이야기는 숨겨진 진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불온한 잠

탐정사무소 이웃에 사는 80대의 전직 교사 시나코는 10여 년 전 고독사한 여인의 지인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합니다.

당시 석연치 않은 점이 있었지만 그대로 사건은 무연고 사망 처리가 되었다고 합니다.

 

하무라의 조사가 거듭될수록 사건은 점점 의문이 커져만 갑니다.

“죽음의 냄새다. 이곳에는 죽음의 냄새가 가득해…….”

 

내가 생각하는 방향과는 다른 방향의 죽음의 냄새였습니다.

 

▼ 와카타케 나나미의 하무라 시리즈 리뷰보기

와카타케 나나미 <녹슨 도르래> 살인곰 서점의 사건파일 3 - 하무라시리즈

와카타케 나나미 <조용한 무더위> 살인곰 서점의 사건파일 2 - 하무라시리즈

와카타케 나나미 <이별의 수법> 살인곰 서점의 사건파일 1 - 하무라시리즈

와카타케 나나미 <나쁜 토끼> 불운한 탐정이 추적하는, 슬프고 나쁜 진실 하무라시리즈

 

 

하무라시리즈는 이런 독자에게 추천합니다.

  • 단순한 트릭이나 범인 찾기보다, 인간관계, 감정, 심리 묘사에 끌리는 분
  • 현실적인 분위기로 사회의 어두운 면을 그린 작품을 선호하는 분
  • 사건이 완벽히 해결되지 않더라도, 생각할 거리를 남기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
  • 여성 캐릭터를 좋아하는 분
  • 퍼즐형 스타일의 추리소설에 다소 피로함을 느껴 감정과 잔잔한 분위기를 느껴 보고 싶은 분

명확한 결말과 사건 해결, 범죄 추적 중심의 작품을 즐기던 내가나쁜 토끼속 하무라 아키라를 만나,

어느새 그녀의 일상을 따라 이 시리즈의 끝까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하무라 시리즈는 때로는 결말을 명확히 제시하지 않고, 여운과 모호함을 남기며 더 깊은 생각을 유도합니다.

사회의 불합리한 단면을 반영하고, 거창하지 않은 일상 속 사건들을 통해 인간관계와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잔잔하지만 곱씹을수록 생각할 거리가 많은 작품들이었고,

미련곰탱이 같은 탐정 하무라 아키라와 미스터리답지 않게 아기자기한 표지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