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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일본소설 - 히가시노 게이고

히가시노 게이고 『갈릴레오의 고뇌』 단편집 갈릴레오 시리즈 네번째

by handrami 2025. 8. 18.

히가시노 게이고의 인기 시리즈인 갈릴레오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인 갈릴레오의 고뇌천재 물리학자 유가와 마나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다섯 편의 단편 추리소설을 엮은 것입니다. 이 작품은 과학적 원리를 기반으로 한 치밀한 트릭과 인간 내면의 복합적인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하는 작가 특유의 스타일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이 작품은 시리즈의 중반부에 위치하며, 유가와 교수의 캐릭터와 사건 해결 방식이 더욱 깊어지고, 인간 심리에 대한 통찰이 강화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되는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 '갈릴레오이 고뇌' 책표지 편집한 이미지
Copyright ⓒ 2008 Higashino Keigo / 2010년 옮긴이 양억관 출판 재인

 

갈릴레오의 고뇌는 다섯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각 단편은 독립적인 사건을 다루지만, 모두 괴짜 천재 물리학자 유가와 마나부가 경찰의 수사를 돕거나 우연히 사건에 개입하여 미궁에 빠진 진실을 밝혀내는 과정을 그립니다. 특히 유가와 교수는 단순히 머리만 굴리는 것이 아니라, "아무리 당연해 보이는 일이라도 일단 해 봐야 하는 거야. 실제로 일어나는 현상을 통해서만 새로운 발견이 가능하니까"라며 현장과 실제 실험을 통해 진실에 다가서는 과학자의 자세를 강조합니다. 이는 작가가 작품 속에서 과학적 논리와 실증적 사고의 중요성을 일관되게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작품소개

  • 「떨어지다」: 이 작품집의 시작을 알리는 단편으로, 7층에서 여성이 추락사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시작됩니다 . 우쓰미 가오루 형사가 현장을 조사하며 연인이 범인임을 직감하지만, 사건은 미궁에 빠집니다. 결국 우쓰미 형사는 유가와 교수를 찾아가 도움을 청하고, 유가와는 처음에는 협조를 거부하지만 특정한 가능성을 제시하자 관심을 보이며 트릭을 찾아내어 사건이 자살인지 타살인지 밝혀냅니다. 이 과정에서 물리적인 낙하 운동과 관련된 과학적 트릭이 주요하게 활용됩니다.
  • 「조준하다」: 뇌경색 후유증으로 휠체어에 의지해 생활하는 유가와의 은사인 도모나가 유키마사의 집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화재 사건을 다룹니다. 한때 '메탈의 마술사'로 불렸던 도모나가가 제자들과 모임을 갖던 날 화재가 발생하여 그의 아들이 사망하는 충격적인 내용입니다. 뒤늦게 모임에 참석한 유가와는 사건의 이상함을 눈치채고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합니다. 이 에피소드에서는 물리적인 현상뿐만 아니라, 인물들 간의 관계와 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사건의 실체를 가리는 장치로 기능합니다.
  • 「잠그다」: 유가와의 친구 후지무라가 운영하는 펜션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이야기입니다. 밀실 트릭 해결을 부탁했던 후지무라는 유가와가 사건에 접근하자 그만하자고 합니다. 이 단편은 유가와 교수가 사건의 외부 관찰자로서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관계와 감정이 사건 해결에 미묘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 「가리키다」“진자를 움직이는 것은 바로 그 애의 양심이야. 자신의 양심이 무엇을 지향하는지를 가르쳐 주는 도구가 있따니 얼마나 행복하겠어. 그건 우리가 참견할 일이 아니야.” 이 대사는 단순한 추리 소설의 해결을 넘어, 인간의 내면, 특히 양심의 작용과 그것이 만들어내는 삶의 방향성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유가와 교수의 차갑고 논리적인 과학자의 면모 뒤에 숨겨진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때로는 과학적 해결이 불가능한 인간 심리의 영역이 존재함을 인정하는 태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사건의 물리적 해결을 넘어 인간의 도덕적 선택에 집중하는 유가와의 모습이 인상 깊은 작품입니다.
  • 「교란하다」: 이 단편은 특히 '악마의 손'과 정면으로 대결하는 이야기로, 기존의 갈릴레오 시리즈보다 한층 더 정교한 트릭과 깊이 있는 내용을 담고 있어 독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주요 인물은 자신의 잘못이나 실패, 불행한 상황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그 모든 원인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는 단순히 책임 회피의 차원을 넘어,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고 타인을 조종하는 방식으로 발전합니다. 특히 이 작품에서는 과학적 지식과 논리를 이용해 사건의 원인을 교란시키고, 그 책임을 타인에게 돌리는 과정이 정교하게 묘사됩니다. 유가와 교수는 이러한 '교란'의 메커니즘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진실을 밝혀내는 과정에서 인간 심리의 어두운 측면을 파헤칩니다. 타인에게 모든 원인을 전가하는 모습은 현대 사회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책임 회피와 타인 비난의 메커니즘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기도 합니다.

각 단편에서 히가시노 게이고는 단순히 범인을 찾는 것을 넘어, 사건 이면에 숨겨진 인간의 욕망, 질투, 후회, 그리고 때로는 애틋한 감정들을 조명합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문학적 깊이

갈릴레오의 고뇌는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의 전반적인 특징을 잘 나타냅니다. 작가는 복잡한 과학적 트릭을 제시하면서도, 그 속에 인간 본연의 드라마를 심어 넣어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합니다.

 

작가는 추리소설의 틀 안에서 인간 관계의 복잡미묘함과 감정의 서사를 놓치지 않습니다. 이는 독자들이 단순한 지적 유희를 넘어 작품 속 인물들에게 감정 이입하고 그들의 선택과 고뇌에 공감하게 만듭니다.

 

또한, 유가와 마나부 교수의 캐릭터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세계에서 매우 중요한 상징성을 가집니다. 그는 뛰어난 지성과 날카로운 분석력을 겸비한 과학자이지만, 동시에 인간적인 고뇌와 사회의 어두운 면을 목도하며 진실을 추구합니다. 갈릴레오라는 이름이 주는 과학적 탐구의 상징성과 고뇌라는 단어가 주는 인간적 비극의 상징성이 만나, 이 시리즈는 단순한 추리극을 넘어 철학적인 질문까지 던지는 작품이 됩니다. 과학적 진리가 실패와 시행착오를 거쳐 점진적으로 진실에 다가가는 과정임을 시사하는 갈릴레오의 이야기는, 유가와 교수가 복잡한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과정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결론

갈릴레오의 고뇌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팬뿐만 아니라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모든 독자에게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정교한 과학적 트릭과 치밀한 서사, 그리고 그 속에 녹아든 인간 본연의 감정선이 조화를 이루어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듭니다. 각 단편은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독자들에게 사건의 진실뿐만 아니라 그 이면에 숨겨진 인간의 고뇌와 복합적인 심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 책을 통해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님의 작품 세계에 더욱 깊이 빠져들 수 있을 것입니다.

 

갈릴레오의 고뇌는 이런 독자에게 추천합니다.

  •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님의 팬: 기존 작품에서 느꼈던 탄탄한 구성과 섬세한 인물 묘사를 이 작품에서도 만끽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갈릴레오 시리즈를 사랑하는 독자라면 유가와 교수의 지적 탐구와 인간적인 면모가 한층 더 깊어진 모습을 발견하며 만족하실 것입니다.
  • 과학적 트릭의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분: 물리 법칙이나 과학 원리를 이용한 기발한 트릭을 선호하는 분들에게 최고의 선택이 될 것입니다. 유가와 교수의 날카로운 분석 과정을 따라가며 지적인 쾌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 단편 추리소설을 즐겨 읽는 분: 짧지만 강렬한 다섯 편의 이야기가 각각 독립적인 재미를 선사하여, 장편을 읽을 시간이 부족하거나 다양한 스타일의 추리를 짧게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 적합합니다.
  • 너무 복잡하거나 잔혹하지 않으면서도 추리소설 특유의 긴장감과 반전의 묘미를 경험하고 싶은 분: 추리소설 입문자에게 추천합니다. 대중적이면서도 탄탄한 히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서사 덕분에 부담 없이 몰입하여 추리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으며, 갈릴레오 시리즈의 매력에 빠져들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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