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72 정명섭 『명탐정의 탄생』 명탐정의 탄생을 알리는 서늘한 시작 정명섭 작가의 대표작 『개봉동 명탐정』 시리즈를 인상 깊게 읽고 찾게 된 『명탐정의 탄생』은, 민준혁과 안상태의 첫 만남과 성장의 시작을 다루고 있습니다. 자신을 추리소설가이자 탐정으로 소개하는 30대 백수 민준혁과 예리한 통찰력을 지닌 중학생 안상태의 유쾌하면서도 의미 있는 만남으로 시작됩니다. 민준혁은 안상태를 단순히 어린아이로 여기지 않고, 독립적인 인격체로서 존중합니다. 때로는 철없어 보이는 어른처럼 행동하지만, 아이를 대하는 그의 진심 어린 태도는 두 사람의 특별한 관계를 형성하는 중요한 바탕이 됩니다. 이처럼 상반되면서도 묘한 조화를 이루는 두 사람의 등장은 독자에게 신선한 재미와 기대감을 안겨줍니다.첫 만남, 그리고 사건의 서막 「개봉동 소년 특공대」시리즈의 포문을 여는 첫 단편 「개봉동 소.. 2025. 10. 28. 정명섭 『개봉동 명탐정』 어수룩한 개봉동 콤비의 사건일지 정명섭 작가의 '개봉동 명탐정'은 표지에 그려진 코믹한 그림에 이끌려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추리소설일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손에 쥐게 되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단순히 가벼운 사건 해결을 넘어선 깊이가 느껴집니다. 특히 셜록 홈즈와 왓슨의 고전적인 탐정 구도를 가져오면서도, 중학생 왓슨 역을 맡은 안상태의 활약은 전혀 어색함이 없이 이야기의 한 축을 단단히 지탱하며 자기 몫을 훌륭히 해냅니다. 이렇듯 아이의 순수한 시선을 통해 우리는 때로는 불편하고, 때로는 아프게 다가오는 우리 사회의 단면과 어른들에게 전하는 묵직한 경종의 울림을 마주하게 됩니다.《지켜주는 자의 목소리》취약한 청소년들의 현실과 그들이 범죄에 노출되는 과정을 심층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작가는 아이들이 왜 가족이라는 울타.. 2025. 10. 26. 정명섭 『새벽이 되면 일어나라』 우린 어쩌다 괴물이 된 걸까? 정명섭 작가의 작품들을 이야기할 때, 그는 단순한 장르 소설가를 넘어선 깊이 있는 현실 인식과 사회 비판 의식을 가진 스토리텔러로 기억됩니다. 이번에 만나볼 『새벽이 되면 일어나라』는 그의 그러한 면모가 여실히 드러나는 작품으로, 좀비 아포칼립스라는 익숙한 설정을 통해 현대 사회의 다양한 문제점을 날카롭게 포착하고 독자들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청소년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극한 상황 속 인간 본성과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탐구하는 작품입니다.좀비가 된 우리 시대의 자화상: 익명성, 세대 갈등, 그리고 사회 비판이 작품의 주요 주제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익명성과 대중성, 그리고 공격성입니다. 작가는 좀비의 본질을 '살아있는 시체'라는 역설 속에서 드러나는 공격.. 2025. 10. 24. 오야마 세이이치로 『기억 속의 유괴』 붉은 박물관 두 번째 이야기 『기억 속의 유괴』는 경시청 부속 범죄 자료관의 '설녀' 히이로 사에코 경정과 수사1과에서 좌천된 사토시 경사가 활약하는 『붉은 박물관』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1편 『붉은 박물관』에서 사에코 경정의 냉철하고 독특한 캐릭터에 깊이 매료되었던 저는, 망설임 없이 다음 작품인 『기억 속의 유괴』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미스터리 소설에서 '기억'이라는 심리적 요소가 사건 해결의 핵심이 된다는 점은, 평소 인간의 인지와 진실 추구 과정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제 호기심을 더욱 자극했습니다. 1편 『붉은 박물관』이 미제 사건 기록과 객관적인 증거물 분석을 통한 탐정의 지적인 능력을 부각했다면, 『기억 속의 유괴』는 이처럼 보다 주관적이고 심리적인 요소인 '기억'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2025. 10. 22. 오야마 세이이치로 『붉은 박물관』 과거가 드리운 그림자를 쫓는 지적 유희 오야마 세이이치로 작가의 『붉은 박물관』은 제목만으로도 강렬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미스터리 단편집입니다. 일본 경시청 소속 범죄 자료관이라는 독특한 공간을 배경으로, 과거의 미해결 사건이나 이미 종결된 사건의 진실을 냉철하게 파헤쳐 가는 과정을 그려냅니다. 이 소설은 단순히 범인을 찾아내는 데 그치지 않고, 독자와 작가 간의 치밀한 두뇌 싸움이 빛나는 본격 미스터리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차례빵의 몸값복수 일기죽음이 공범자를 갈라놓을 때까지불길죽음에 이르는 질문기억의 흔적을 쫓는 ‘페어플레이’의 미학『붉은 박물관』의 가장 큰 매력은 '본격 미스터리'가 추구하는 '페어플레이' 정신에 충실하다는 점입니다. 탐정과 독자가 동일한 정보를 가지고 추리 대결을 펼친다는 원칙을 충실히 지킵니다... 2025. 10. 20. 정명섭 『기억 서점』 잔혹한 기억 넘어 살인자를 기다리는 서점 정명섭 작가의 장편 소설 『기억 서점』은 낡은 책장이 세월의 무게만큼이나 끔찍한 진실들을 숨겨두듯, 독자들의 잔혹한 기억 깊숙한 곳을 뒤흔드는 강렬한 미스터리 스릴러입니다. 인간의 가장 원초적이고 강렬한 감정인 '복수'를 중심으로 치밀하게 직조된 이 작품은, 단순히 범인을 추적하는 것을 넘어 상실과 고통이 어떻게 끈질긴 집념과 냉혹한 복수심으로 변모하는지를 섬뜩하리만치 생생하게 그려냅니다.한순간의 비극, 15년 복수의 설계소설은 우리가 무심코 저지른 한순간의 '짜증과 배려 없는 행동'으로 인해 사이코패스 살인마의 악의를 건드려 가족을 잃는 악몽 같은 비극으로 이어지면서 시작됩니다. 이로 인해 삶이 송두리째 파괴된 주인공의 내면에는 일반적인 슬픔을 넘어선, 오직 복수만을 향한 강렬한 불꽃이 피어오릅니다. .. 2025. 10. 17. 이전 1 2 3 4 ··· 29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