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ook Review/기타 번역 소설33

니시자와 야스히코 <살의가 모이는 밤> 오늘의 운세가 불러온 살인 『살의가 모이는 밤』은 일본에서 1996년에 처음 출간된 이후, 꽤 시간이 흘러 2022년 5월 25일에야 한국어판으로 번역되어 독자들을 만났습니다. 서점에서 강렬한 표지와 시선을 사로잡는 띠지 글귀를 보며 자연스럽게 손이 갔던 기억이 납니다. 특히 띠지에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님의 작품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문구가 호기심을 자극했는데, 제가 좋아하는 작가의 이름이 언급되니 더욱 궁금해졌었습니다. 작가 후기에서 니시자와 야스히코 작가님이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님의 『조인계획』 속 '범인이 사건을 추리한다'는 설정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점을 밝히고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저를 이 책으로 이끌었으니, 제게는 이미 성공적인 유인이었던 셈입니다.작품소개이 소설은 쓰여진 시기(1996년)와 현재의 차이로 인해 흥미로.. 2025. 6. 8.
치넨 미키토 <유리탑의 살인> 모든 것을 뒤엎는 마지막 한 줄 치넨 미키토 작가는 현직 의사로 의학 미스터리뿐만 아니라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하는 작가입니다.작품소개『유리탑의 살인』은 2021년 일본에서 출간되어 이듬해인 2022년 6월에 한국 독자들을 만난 작품입니다.이 소설을 처음 접했을 때, 작가가 굉장한 추리소설 마니아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책 초반부터 수많은 추리소설가와 작품들이 언급되는데, 어쩌면 작가가 그동안 읽어온 방대한 지식을 한껏 드러내고 싶었던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소설 속 인물들의 대화와 생각을 통해 '셜록 홈즈', '애거사 크리스티', '에드거 앨런 포', '아서 코난 도일', '엘러리 퀸', '존 딕슨 카' 등 서양 추리소설의 거장들은 물론, 일본의 여러 추리소설가와 작품들이 연이어 등장합니다. 마치 소설.. 2025. 6. 7.
피터 스완슨 <죽여 마땅한 사람들> 도덕적 경계를 무너뜨린 충격적인 반전 제2의 ‘나를 찾아줘’라는 평을 받으며 많은 독자와 언론으로부터 극찬을 받은 소설로 도덕과 범죄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야기입니다. 테드는 공항 라운지에서 우연히 만난 릴리가 앞으로 다시 볼 사이가 아니라는 점에서 자신의 속마음을 그대로 이야기합니다.테드는 아내가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농담처럼 그녀를 죽이고 싶다는 말을 하게 되고, 릴리는 그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며 ‘죽여 마땅한 사람’이라고 말합니다.결국, 두 사람은 실제 살인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작품소개다중 시점 전개테드와 릴리의 시점을 오가며 전개되던 소설은 새로운 인물의 시점이 끼어들며 이야기는 계속해서 진행됩니다.각 인물의 속내가 밝혀질 때마다 독자의 관점도 바뀌고, 도덕적 판단 기준이 흔들리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솔직히 난 살인이.. 2025. 6. 2.
시라이 도모유키 <그리고 아무도 죽지 않았다> 불쾌한데 빠져드는 고어한 미스터리의 미학 1990년 출생 법학부를 졸업한 소설가 '시라이 도모유키'의 2019년 작품으로 '애거사 크리스티'의《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연상케 하는 제목과 표지의 강렬함이 궁금해서 읽게 된 소설입니다. 얼굴을 공개하지 않는 복면 작가로 알려져 있으며, 독특하고 강렬한 소재로 주목받았습니다. 기괴하고 독특한 소재와 충격적인 묘사로 작가의 개성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소설입니다.작품소개소설을 읽기 시작하고 마주친 문장은 깊은 인상을 주었습니다.우시오가 젓가락으로 두꺼비의 배를 찌르자, 반쯤 열려 있던 입에서 분홍색 혀가 튀어나와 접시 위에 앉아 있던 파리를 집어삼켰다.배가 찢어지고 내장도 잃었는데, 대단한 근성이다. 바라던 것을 손에 넣을 수 있다면, 자신이 죽기 일보 직전이라는 것쯤은 사소한 문제에 불과한 것이다. 혐.. 2025. 6. 1.
오승호(고 가쓰히로) <스완> 백조의 춤사위에 숨겨진 비극과 우리 사회의 민낯 2019년 일본에서 발표된 장편 미스터리 소설로 재일교포 오승호(고 가쓰히로) 작가의 작품입니다.나오키상 후보에 올랐으며, 일본추리작가협회상과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을 동시에 수상하였습니다. '스완'은 처음에는 다소 낯선 분위기 속에서 시작되었지만, 초반부를 넘어서면서 점차 몰입하게 되는 작품이었습니다.작품소개소설은 인터넷을 통해 만난 세 명, '구스(오타케 야스카즈)', '반(니와 유즈키)', '산트(니카이 준)'가 계획한 충격적인 사건으로 시작됩니다. 이들은 '백조의 호수'에서 영감을 받아 이름 붙여진 대형 쇼핑몰 '스완'에서의 무차별 살인을 반년 전부터 치밀하게 준비해 왔습니다. 그러나 범행 당일, 주동자인 '구스'는 맘에 안 든다는 이유만으로 '산트'를 살해하는 예상치 못한 전개가 벌어집니다... 2025. 5. 31.
엔도 가타루 <최애의 살인> 화려함 뒤에 감춰진 비극적 메시지 엔도 가타루의 데뷔작으로, 범인을 밝히는 추리소설의 구조는 아닙니다. 사건이 일어나고 그로 인한 인물들이 겪는 심리적 동요와 갈등, 그리고 서로를 향한 감정 변화를 세밀하게 묘사하는 이야기입니다. 아이돌 세계를 배경으로 아이돌 여성의 연대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합니다.작품소개무능하고 악덕한 소속사 대표에게 착취당하며, 멤버 간의 내부 갈등도 심화된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 있던 오사카 출신 아이돌 그룹, 7인조로 시작해 현재는 3인조로 활동하는 지하 아이돌로 불리는 그룹의 이즈미는 소속사 대표를 살해하게 되고 맴버들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아이돌 계속하고 싶어.""시체를 없애자." 혼란 속에서 세 멤버는 대표의 시신을 은폐하기로 결정하며, 이로 인해 그들의 삶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됩니다. 아이돌 생활.. 2025. 5. 28.